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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검찰 간부들이 몰려온다” …전 법무부 차관 등 대거 변호사 등록

중앙일보 2017.08.18 16:03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개편 과정에서 퇴직한 검찰 간부들이 대거 변호사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청와대에서 최근까지 추진한 ‘검찰 인적 쇄신 작업’ 의 여파가 변호사 업계를 출렁이게 하는 양상이다.
 

최근 37명 사표, 그중 검사장급 14명
변협, 박성재 전 고검장 등록 접수 미뤄
변협회장 “지방 부장도 1년 금지 목표”

이창재 전 법무부 장관 권한 대행이 지난 5월 22일 이임식을 마치고 과천 법무부 청사를 떠나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재 전 법무부 장관 권한 대행이 지난 5월 22일 이임식을 마치고 과천 법무부 청사를 떠나며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5월 9일 이후 검찰 인사 개편 등의 과정에서 사표를 낸 검사는 모두 37명이다. 이 가운데 검사장급 이상은 박성재(사법연수원 17기) 전 서울고검장, 김희관(17기) 전 법무연수원장 등 14명이다.
 
이들 중 지난 5~6월 검찰을 나간 인사들은 최근 변호사 등록을 마쳤다. 대한변협에 따르면 지난 5월 19일 윤석열(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임명되자 원활한 검찰 운영을 위해 동시에 옷을 벗은 김주현(18기) 대검 차장검사와 이창재(19기) 전 법무부 차관이 서울변호사회에 등록했다.
고검장·검사장급에서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은 후 검찰에서 나온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왼쪽부터),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 전 대구지검장 [연합뉴스]

고검장·검사장급에서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은 후 검찰에서 나온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왼쪽부터), 정점식 전 대검 공안부장,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 전현준 전 대구지검장 [연합뉴스]

 
또 지난 6월 ‘과거 부적정한 사건 처리’를 이유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고 검찰을 떠났던 윤갑근(19기) 전 대구고검장, 김진모(19기) 전 서울남부지검장, 정점식(20기) 전 대검 공안부장, 전현준(20기) 전 대구지검장 등도 변호사 등록을 마쳤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김진모, 전현준 전 지검장은 서초동에 개인 법률사무소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1년 개정된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퇴직일로부터 3년간 연매출 100억원 이상의 로펌에 취업할 수 없다. 하지만 개인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거나 중소형 로펌에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18일 “검사장들은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신청하면 접수를 의도적으로 한달씩 안 받고 있다. 전관예우에 대한 경고성 의미가 있다”며 “최근 퇴임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도 개업 신청을 했는데 지금 접수를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고검장은 검찰 후배인 문무일(18기) 검찰총장이 후보자로 지명되자 지난 달 12일 용퇴했다.

 
박성재 서울고검장 [연합뉴스]

박성재 서울고검장 [연합뉴스]

법조계에선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는 취지는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대한변협이 법적근거 없이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필요하다면 관련 법률을 만들어 규제하는 것이 맞다. 지금은 법률가 집단인 대한변협이 초법적, 월권적 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협은 최근 전관예우 근절을 이유로 김현웅 전 법무부장관과 김진태 전 검찰총장의 변호사 등록 또는 개업 신고서를 반려하기도 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4일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변호사 개업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는 지난 24일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변호사 개업을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대한변협도 등록을 거부하거나 개업신고를 반려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이에 김현 대한변협 회장은 “지난 16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관과 법무부장관, 검찰총장 등 최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퇴임 후 2년간 변호사 등록신청을 제한하기 위한 전관예우 근절 법안이 국회(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서 발의됐다”며 “일단 이것이 통과되면 단계적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와 검사장, 최종적으로는 지방 부장급 판ㆍ검사까지 1년 정도 등록을 금지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일훈·손국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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