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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100일 기자회견의 진화...원조는 YS, DJ는 국민과의 대화로

중앙일보 2017.08.18 16:02
임기 초반 국정 성과와 앞으로의 국정 운영 방향을 설명하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역대 대통령의 관행으로 자리잡았다. 100일 기자회견의 시초는 1994년 6월 김영삼(YS) 전 대통령이라고 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의 100일 기자회견을 돌아봤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고 있다. 참석한 취재진이 문 대통령 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17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고 있다. 참석한 취재진이 문 대통령 에게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중앙포토]

 
 ①가장 빠른 100일 기자회견=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가장 단기간에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당선 직후 취임 전까지 약 2달 동안의 인수위원회 기간이 있었다. 즉,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기 까지는 약 5개월의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반면 조기 대선으로 당선된 문 대통령은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직에 취임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공식 출범은 100일 전이었지만 사실 새 정부는 작년 겨울 촛불 광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도 취임 100일을 전후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문에 취임 116일만에 특별 기자회견을 했다. 임기 초 윤창중 전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등으로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대신 취임 100일 닷새전 출입기자단을 청와대 녹지원으로 초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신이 나에게 48시간을 주셨으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을 텐데 출발이 늦다보니 100일이라는 게 별로 실감도 안 난다”는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과의 자연스런 대화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과의 자연스런 대화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들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②영빈관에서 펼쳐진 오케스트라형 기자회견=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들이 출입기자단이 상주하는 춘추관을 찾은 것과는 달리 청와대 경내 영빈관에서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영빈관 내 기자회견장 자리 배치는 오케스트라를 본따 배치됐다. 지휘자 자리에 문 대통령이 앉아 답변하고 기자들이 부채꼴로 둘러 앉아 질문하는 구조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단과 대통령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하기 위해 생각해낸 구조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할 분야만 정해놓고 즉석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와도 유사한 방식이다. 이해성 홍보수석의 사회로 손을 든 기자를 지명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17일 기자회견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사회로 진행됐는데 청와대는 한때 사회권 조차 기자단에게 넘길 것을 검토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55분 문답 동안 15개의 질문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116일 기자회견에서는 1시간 동안 10개의 질문이 나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316일만의 기자회견에서 62분 동안 12건의 질문을 받았다. 각각 사전에 전달된 질문지를 바탕으로 답변을 준비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5월 10일 오후 여의도 MBC방송국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김대중 대통령이 1998년 5월 10일 오후 여의도 MBC방송국에서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참여정부 100일을 맞아 2003년 6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춘추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참여정부 100일을 맞아 2003년 6월 2일 노무현 대통령이 춘추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 쇠고기 수입 및 정국 쇄신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명박 대통령이 2008년 6월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미 쇠고기 수입 및 정국 쇄신과 관련 특별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31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5월 31일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③가장 호시절은 YS 기자회견=문 대통령은 지지율 78% 속에서 100일 기자회견에 임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8월 셋째주(16~17일) 전국 성인에게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다. 100일 기자회견의 원조인 YS는 문 대통령보다도 5%포인트 높은 83% 지지율 속에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임기 초반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등으로 국민들의 지지가 높았던 때였다.
 1998년 IMF(외환위기) 수습으로 100일을 보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5월 방송을 통한 국민과의 대화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대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98일째인 2003년 6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 측근ㆍ친인척 비리 의혹 등 자신을 향해 쏟아진 각종 비판에 대해 “모두 잘했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시행착오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 속에 취임 116일째 특별기자회견을 한 이명박 대통령은 “촛불로 뒤덮였던 거리에 희망의 빛이 넘치게 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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