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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 출금조치 당한 짐바브웨 영부인…외교갈등 조짐

중앙일보 2017.08.18 15:30
짐바브웨의 퍼스트레이디 그레이스 무가베 여사. [AP=연합뉴스]

짐바브웨의 퍼스트레이디 그레이스 무가베 여사. [A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폭행 혐의로 입건된 짐바브웨의 퍼스트레이디 그레이스 무가베(52)에 대해 '출국금지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브리엘라 엥겔스가 공개한 이마에 난 상처 모습. 그는 그레이스 여사가 "전선 코드로 사정없이 내려쳤다"고 말했다. [출처=엥겔스 페이스북]

가브리엘라 엥겔스가 공개한 이마에 난 상처 모습. 그는 그레이스 여사가 "전선 코드로 사정없이 내려쳤다"고 말했다. [출처=엥겔스 페이스북]

 

그레이스 무가베 여사, 20세 여성 모델 폭행 혐의
남아공 경찰, 전국에 출금 적색경보령
짐바브웨, 면책특권 요구하며 버티기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의 부인인 그레이스 무가베는 지난 1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한 호텔에서 20세 여성 모델 가브리엘라 엥겔스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엥겔스는 “그레이스 여사가 자신의 아들과 호텔 방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전선 코드로 나를 사정없이 내려쳤다”며 남아공 경찰에 그레이스 여사를 고발했다. 엥겔스는 그레이스 여사의 폭행으로 이마에 생긴 상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브리엘라 엥겔스가 17일 남아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AP=연합뉴스]

가브리엘라 엥겔스가 17일 남아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AP=연합뉴스]

남아공 경찰은 그레이스 여사에게 15일 법원 출두를 요구했지만 그레이스 여사 측은 남아공에 ‘외교관 면책특권’을 요청하며 거부했다고 FT는 전했다. 당초  그레이스 여사가 짐바브웨로 돌아갔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남아공 경찰은 “남아공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피킬레 엠바룰라 남아공 경찰 장관은 “전국에 적색 경보를 내린 만큼 그레이스 여사는 짐바브웨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며 “남아공 사법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남아공 경찰의 출금조치는 남아공과 짐바브웨 간 외교 갈등으로 치달을 조짐이다. 짐바브웨는 남아공 바로 위에 위치한 이웃나라다.   
짐바브웨는 무가베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모양새다.  짐바브웨 국영방송은 "무가베 대통령이 지역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남아공으로 출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의 모습. [AP=연합뉴스]

 
무가베 대통령은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에서 독립한 뒤 37년 간 내리 짐바브웨를 통치 중이다. 그는 내년 대선에도 나서겠다고 공언했지만 짐바브웨에선 "무가베에 이어 그레이스 여사가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레이스 여사는 단순한 퍼스트레이디가 아니라, 무가베 대통령의 후계자 자리는 노리고 있는 야심가라고 FT는 전했다.  
그는 무가베 대통령의 비서 출신으로, 무가베의 첫 번째 부인이 영부인으로 있을 당시 무가베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낳았다. 이후 1996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영부인 자리에 올랐다.  
지난 2월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월 무가베 대통령과 그레이스 여사의 모습. [AP=연합뉴스]

 
남아공 정부도 이번 사태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2015년 전범 전력으로 국제체포영장이 발부된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해 면책특권을 부여해 본국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사회와 남아공 사법부조차 남아공 정부를 비판했다.  
 
남아공 사법부와 경찰은 “남아공 정부가 그레이스 여사의 면책특권 요구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짐바브웨 정부의 그레이스 여사에 대한 면책특권 요청에 아직 공식적으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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