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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에서 한미FTA공동위 개최...'줄다리기' 한발 앞선 한국, 진검승부는 이제 시작

중앙일보 2017.08.18 10:55
한미 양측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일단 첫 ‘기싸움’에선 한국이 한발 앞선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18일 한미FTA 공동위위원회 특별회기가 오는 22일 서울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양측 수석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가 22일 영상회의를 갖고 이후 고위급 대면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FTA 공동위 특별회기 22일 서울에서 열려..한국 주장 받아들여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영상회의만 참여
미국, "무역수지 불균형 심화"..자동차 철강 압박할 듯
한국. "한미FTA 호혜적...효과분석부터 먼저"
"미국내에서도 한미FTA 개정 반대 여론...잘 활용해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린 취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양국은 특별회기 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한국 뜻대로 이뤄졌다. 미국은 지난달 12일 한국 정부에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워싱턴 D.C. 개최를 주장했다. ‘홈그라운드’에서 개최하면서 한미 FTA 개정에 대한 자국 내 여론을 이끌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대해 한국은 협정문에 명시된 대로 한국에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한미 FTA 협정문은 양국이 별도로 합의하지 않는 이상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는 요청을 받은 국가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서울 개최에 대해 “협정문에 그렇게 돼 있지 않은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22일 열릴 회의에는 미국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 마이클 비먼 대표보 등 미국 대표단이 방한해 참석할 예정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의 일정으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방한하지 않는다. 대신 영상회의를 통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대화하기로 했다.
 
특별회기가 일정이 정해지면서 한미FTA를 둘러싼 줄다리기는 본격화됐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개정이 정해진 건 아니다. 미국이 특별회기를 소집한 목적은 한미FTA의 개정 및 수정 가능성(possible amendments and modifications)에 대해 논의를 하기 위해서다. 본격적인 개정 협상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다. 
 
공식적인 개정협상이 시작하기 위해선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양측이 특별회기를 통해 개정 협상 시작에 합의할 경우, 한미 모두 국내 절차를 밟아야 협상 개시를 선언할 수 있다. 한국은 통상절차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비롯해 공청회, 대외경제장관회의, 국회보고를 거쳐야 한다. 미국도 의회에 협상 개시 의향을 통보하고 역시 공청회 등을 열어야 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연합]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연합]

특별회기에서 미국은 한국의 대(對)미 무역수지 흑자를 재차 문제 삼을 거로 보인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 직후 “우리의 대 한국 무역 불균형은 한미 FTA가 시행된 후 두 배로 늘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ㆍ미 FTA 발효(2012년) 이전인 2011년 116억3900만 달러였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2016년 232억4600만 달러로 늘었다. 미국 상무부가 추정한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77억 달러 수준으로 한국 통계보다 더 많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등이 주 ‘타깃’이 될거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올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올 1~6월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액은 8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9% 급감했다. 게다가 한미FTA로 인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 폭이 커졌다는 명확한 증거도 없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실제 “한미FTA가 없었더라면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가 더 늘었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가 미국 내에서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상공회의소 마이론 브릴리언트 부회장이 한미FTA 폐기를 “성급한 실수(rash mistake)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는 등 미국 산업계 내에서 한미FTA의 전면적인 재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만큼 미국이 ‘부분 개정’수준의 요구를 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부는 한미FTA를 손보기 전에 먼저 시행 효과를 분석하자고 제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한미 FTA가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됐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미국의 요구는 결국 한ㆍ미 간 ‘무역 균형’을 맞춰 달라는 것인데 미국 내에서도 한미FTA와 무역 수지가 상관관계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라며 “이런 미국 내의 분위기를 잘 활용하고 한국도 미국의 무역규제가 지나친 점이 없는지에 대해 당당히 지적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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