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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증시 상장기업에 영향력 급속 확대

중앙일보 2017.08.18 01:00 경제 3면 지면보기
투자 우려까지 거론될 정도로 중국 상장기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간섭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중 최소 288개 기업이 공산당의 경영 개입을 인정하도록 정관을 고친 것으로 조사됐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는 7월 말 현재 중국 본토 상하이(上海)와 선전(深圳) 거래소에 상장된 총 3314개사 가운데 8.7%에 이르는 규모다. 신문에 따르면 특히 4~7월 사이 197개 기업이 정관을 바꿀 정도로 최근 들어 ‘당의 개입’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 차원서 경영개입 가능하도록
상장사 9%인 288개사 정관 바꿔
홍콩 상장 국유기업 32곳도 변경

 
중국 본토뿐만 아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국유기업 32곳도 정관을 변경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전했다.
 
정관은 사업분야는 물론 성장 전략까지 담고 있는 개별 기업의 근본 규칙이다. 일반 투자자가 대다수 주주인 상장기업에서 공산당이 기업경영의 의사결정에 관여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중국에서도 정관 변경은 이사회 승인과 주주총회 등 엄격한 과정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속도와 규모가 너무 가파른 것으로 지적된다.
 
정관 변경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당이 경영판단에 깊숙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장치가 반영됐다. ‘기업 내 당의 중심적 지위를 인정한다’ ‘사내에 당조직(당위원회)을 설립한다’ ‘중대한 경영 결정사항이 있을 때에는 사전에 사내 당위원회의 의견을 우선 청취한다’ ‘최고경영자(CEO)는 당위원장을 겸직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닛케이는 이 같은 정관 변경의 배경과 관련해 “올 가을 예정된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권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조치”로 풀이했다. 당대회를 기점으로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경제권력까지 모두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란 것이다.
 
확인된 업종만 해도 다양하다. 중국공상은행을 비롯해 4대 주요 은행은 모두 정관을 바꿨다. 중국 최대 국영철강사인 바오산강철, 중국 3대 통신사 중 한곳인 중국유니콤 등도 새 정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이미 외자 기업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도요타 등 일본 자동차업체와 합작사업을 하고 있는 광저우자동차그룹(GAC)도 최근 정관을 고쳤다. GAC는 새 정관에 “사내 당위원회를 만들어 충분한 인력을 배치하고, 활동비까지 기업이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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