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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지진체험 중 '바나나 껍질 연기' 보니 더 아찔...더위오니 더 긴줄 서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중앙일보 2017.08.18 00:01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다양한 재난 체험시설의 모습.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다양한 재난 체험시설의 모습.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지하철 안전 체험관은 지하철역과 전동차를 재현해 놓은 곳이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10일 찾아간 이 곳에서 체험객 13명이 전동차에 탑승했다. 잠시 뒤 전동차 스피커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전동차가 정지하면 대피하십시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지진ㆍ화재ㆍ산사태 등 각종 재난 체험 가능
아찔한 경험, 더위 이기기 장소로 인기

체험 사전 예약제로, 다음달까지 단체 예약은 끝
2008년 12월 개관, 국내외 체험객 129만7565명 다녀가

전동차 창문 밖으로는 불길이 솟아올랐다. 전동차엔 연기(바나나 껍질을 가공해 만든 일종의 수증기)가 가득 찼다. 불도 꺼졌다. 시민들은 소방관의 안내를 받으며 전동차 출입문 비상 장치를 조작해 탈출했다. 이어 어둠 속에서 지하철 역사에 붙은 화살표 유도 표시를 따라 역사를 빠져나갔다. 
 
정모(7)양은 "아찔하고 무서웠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40대 체험객은 "공포체험을 하는 것처럼 재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지하철 화재 시 탈출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하철 체험. 연기가 전동차 안에 가득하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하철 체험. 연기가 전동차 안에 가득하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하철 체험. 바나나 껍질을 태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하철 체험. 바나나 껍질을 태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는 다크 투어리즘의 명소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는 다크 투어리즘의 명소다. 대구=김윤호 기자

같은 시각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지진체험관. 9.9㎡크기의 북카페로 꾸며진 공간에 초등학생 6명이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잠시 뒤 "지진이다"라는 소리가 나더니 바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북카페의 불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손으로 머리를 감싼 학생들은 재빨리 책상 아래로 몸을 숨겼다. 류나연(13)양은 "바닥이 막 흔들려 순간 무섭고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지진 체험. 북카페에서 아이들이 지진 체험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지진 체험. 북카페에서 아이들이 지진 체험을 기다리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진 체험 시설.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지진 체험 시설. 규모 6.0의 지진이 발생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지진ㆍ화재ㆍ산사태 등 각종 재난 체험을 할 수 있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여름철에 더 인기다. '무더위 이기기 장소'로 주목받으면서다. 하루 504명이라는 단체 체험 가능 인원 때문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데, 서늘해지는 다음 달까지도 단체 체험 예약이 끝났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측은 "기본적으론 단체 체험 예약이 끝났지만, 예약 취소에 따른 빈자리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용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소방관은 "공포체험을 하면서 더위를 이기는 것과 같은 느낌을 재난 체험 교육을 받으면서 느끼는 것 같다. 더워지면 체험객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몰린다"고 말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산사태 탈출 체험. 가족단위 체험객들이 탈출법 등을 듣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산사태 탈출 체험. 가족단위 체험객들이 탈출법 등을 듣고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산사태 탈출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 산사태 탈출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2008년 12월 5843㎡ 크기의 체험관(지상 2층, 사업비 250억원)으로 개관한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13년 11월 592㎡ 크기의 두 번째 체험관(지상 2층 규모, 사업비 57억)을 추가로 개관해 운영 중이다. 
 
더위 이기기 명소답게 아찔한 경험을 주는 다양한 체험 시설이 갖춰져 있다. 3시간 코스로 각종 재난을 몸소 느낄 수 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심폐 소생술 체험.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의 심폐 소생술 체험.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선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끄는 법도 배울 수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선 화재가 발생했을 때 불끄는 법도 배울 수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체험은 1관과 2관으로 나눠 진행된다. 1관의 경우 지하철역에서 전동차를 탄 상태에서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탈출하는 지하철 안전 체험과 암벽타기를 하며 산사태를 피해 산을 탈출하는 산악안전체험, 지진을 몸으로 느껴보는 지진 체험, 소화기로 불을 꺼보는 소화기 체험, 심폐 소생술을 경험해보는 심폐 소생술 체험으로 이뤄져 있다. 
 
각종 재난 관련 영상을 관람하는 4D영상 체험관도 있다. 지진 체험은 규모 1~9까지 느껴볼 수 있다. 영화 세트장처럼 생긴 주택가 골목에서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실외지진체험장까지 별도로 갖춰져 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재난 체험시설. 방안에 연기가 가득하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재난 체험시설. 방안에 연기가 가득하다. 대구=김윤호 기자

2관 체험은 불이 나 연기로 가득한 거실을 탈출하는 농연탈출체험과 건물에 설치된 피난기구인 완강기를 타고 지상으로 탈출하는 완강기 체험, 실제 크기 모노레일에 탑승해 화재 등 비상시 탈출하는 모노레일 대피 체험으로 이뤄져 있다.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모노레일 모양의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모노레일 모양의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탈출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파마크에 있는 탈출 체험 시설. 대구=김윤호 기자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여름철에만 반짝 뜨고 마는 단순 오락형 체험 시설이 아니다. 봄ㆍ가을ㆍ겨울에도 체험객이 꾸준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공간이다. 다크 투어리즘은 비극적인 역사 현장이나 재난ㆍ재해 현장을 찾아 돌아보고 교훈을 얻는 여행을 의미한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중앙포토]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중앙포토]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03년 2월 18일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전동차 화재로 192명이 사망한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같은 참사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다. 그래서 체험관에는 당시 뼈대만 남고 타버린 1079호 불탄 전동차가 전시돼 있다.  
대구 도심 외곽 팔공산 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찾는다. 지난해 체험객 17만2071명 중 3455명이 중국ㆍ대만ㆍ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올 들어서 지난달까지 1469명의 외국인이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아 재난을 체험했다. 
 
2008년 12월 개관 후부터 지난달까지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를 찾은 전체 체험객은 129만7565명(외국인 1만8267명)이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체험객들이 소방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체험객들이 소방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체험은 무료다. 누구나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홈페이지(https://safe119.daegu.go.kr)나 전화(053-980-7770)로 사전 예약을 하면 등골 오싹한 재난 체험을 할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아이들이 소화기 작동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아이들이 소화기 작동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정기승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관장은 "오락형 체험시설과 달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재미 뿐 아니라 교육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2015년 11월 대한민국 안전대상 안전문화공로상을 수상한 것도 이런 이유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도 인정받는 1등 체험 시설이 되도록 다양한 재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의 전동차 화재 체험.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의 전동차 화재 체험. [사진=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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