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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에 부하 직원 갑질에…잊을 만하면 터지는 경찰 추문

중앙일보 2017.08.17 20:01
경찰이 최근 지휘부 갈등에 더해 잇따른 성추문에 휘말리며 내부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직 경찰관이 이태원 클럽에서 성추행 혐의로 체포돼
20대 여경 성폭행 뒤 "사진공개" 협박한 50대 경찰관도
부하직원에 "인사 조치 하겠다"며 욕설과 폭행 일삼은 경우까지

서울 용산경찰서는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모르는 여성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 C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용산구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여성 B씨의 신체 일부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A씨는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클럽 내부 CCTV를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종업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파악할 방침이다.
 
50대 경찰관이 같이 근무하던 20대 여경을 성폭행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과 성추행을 일삼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2012년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후배 여경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해당 여경의 알몸 사진을 찍어 이를 공개하겠다며 협박해 수년간 강제 추행한 혐의로 박모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7일 밝혔다. 
 
피해 여경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하지 못했지만, 얘기를 전해 들은 동료 경찰의 신고로 조사가 시작됐다고 한다. 박 경위는 피해 여경을 협박하는 과정에서 300여 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잇따른 성추문에 경찰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서울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이 영화관 앞에서 바지를 내리는 등 음란 행위를 하다 붙잡혔다. 지난 7월에는 현직 경찰관이 근무 시간 중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하다 적발된 뒤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일도 벌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2년간 성범죄로 징계받은 경찰관은 48명이다. 경찰청은 2015년 8월 명백한 성범죄가 드러나면 감찰 단계에서 파면이나 해임을 시키겠다며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바 있지만 48명 가운데 15명(31.6%)은 소청심사 등을 거치며 현직에 남았다. 
 
최근엔 성추문 외에도 현직 경찰 간부가 부하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 등 이른바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일 서울 중랑경찰서는 소속 지구대 대장인 C경감이 부하직원을 폭행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조사 후 인사 조치했다. 경찰은 C경감이 지난 8일 같은 지구대 소속 D경위와 말싸움을 벌이다가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인사 조치를 하겠다"는 등의 폭언과 머리로 들이미는 등의 폭행을 당한 D경위는 이 사건으로 지병이 악화되면서 결국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현직 경찰관들의 ‘성추문’이나 ‘갑질’이 끊이지 않는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도 기강 해이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 등 경찰 지휘부가 벌인 진흙탕 싸움이 영향을 줬다는 지적도 있다.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처럼 계급을 중요시하는 공직사회에서 지휘관부터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인 결과다. 국민의 안전수호라는 직업윤리의식과 전반적으로 해이해진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내부 응집력을 높여야 할 때다”고 말했다.
 
최규진 기자 choi.k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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