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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는 금통위원이 결정”…청와대 발 저금리 발언에 발끈

중앙일보 2017.08.17 17:20
 청와대 발 저금리 발언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연내 금리 인상설이 불거지며 채권 시장이 흔들린 데 이어 한국은행의 독립성 논란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김현철 청와대 보좌관 발언이 한은독립성 논란으로
이일형 금통위원 “경제 상황 파악해 최선의 선택”
김동연 부총리도 “정부당국자 금리 발언은 부적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 등을 결정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7월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와 성장률 전망치 등을 결정하기 위한 금융통화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7일 서울 부영태평빌딩 통화정책경시대회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준금리는 금통위원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외부에서 금리 수준을 언급하고 평가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이어 “금통위를 할 때마다 당일까지 저에게 주어지는 정보에 근거해 경제 상황을 파악해서 최선의 선택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통위원이 금리를 결정하고 그것이 시장에 전달되도록 총재가 브리핑하고 의사록도 나가지 않냐”고 덧붙였다.
조동철 금통위원도 “외부에서 뭐라고 하든 우리가 독립적으로 하면 되는 일이지만 시장이 움직이는 건 좋은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중앙포토]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중앙포토]

 때아닌 한은 독립성 문제까지 논란이 이어진 것은 청와대 발 저금리 발언 때문이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사진)이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기준금리가 1.25%인 상황은 사실 좀 문제가 있다”고 밝히면서다. 
 
김 보좌관은 “금리 문제는 한은의 고유권한이지만 한은의 독립성을 존중하지 않고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압적으로 기준금리를 너무 낮춰버리는 바람에 가계 부채와 부동산 폭탄이 장착된 경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채권 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 시장이 출렁였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논란에 가세한 모양새다. 16일 이주열 한은 총재와 오찬 회동에서 “금리는 금통위 고유 권한이며 정부당국자가 금리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언급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발 저금리 발언에 금통위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6월 이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은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기준금리의 연내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경제 상황에 따른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리더라도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31일 열린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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