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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외교안보]한반도 운전자론의 현실화 가능성과 상황 인식

중앙일보 2017.08.17 16:30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레드 라인을 명확히 그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하고 핵탄두를 탑재해 무기화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최초로 공식적으로 밝힌 임계점이다.  
 

"ICBM 완성, 무기화가 레드라인" 정부 첫 공식 확인
레드라인 넘었을 때 대응 못하면? 부적절 지적도
"한반도 바깥 군사 행동도 협의하는 게 한ㆍ미동맹"

ICBM 완성을 판단하는 4대 기준은 ▶사거리 ▶단 분리 기술 ▶재진입 기술 ▶유도 기술이다. 북한이 지난달 두 차례 쏘아 올린 화성-14형은 단 분리와 대륙간 사거리는 달성했지만 재진입 기술, 유도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한·미의 판단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 대통령이 레드라인을 밝힌 이유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빠른 속도로 고도화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지만, 국가 지도자가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궁영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레드라인은 모호하게 할 필요가 있다. 명확히 레드라인을 그을 경우 상대방이 이를 넘었을 때 아무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전혀 신뢰성이 없거나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겁을 먹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를 향해 “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실제로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쓰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난을 샀다.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 재개 및 대북 특사 파견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리라는 담보가 있어야 한다”, “대화의 여건이 갖춰지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때는 특사를 보내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며 조건을 달았다. 또 “적어도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멈춰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은 언급하지 않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일단은 최소한의 조건이 달성되면 대화 가능성 모색부터 해보자는 취지로, 이렇게 해서 대화 재개의 문턱을 낮출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을 것”이라며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를 반복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 행동 만큼은 한국이 결정해야 하고, 미국이 한반도 밖에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 해도 그것이 남북 관계의 긴장을 높일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사전에 한국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그것이 한·미동맹의 정신”이라고도 말했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한 데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동참한 것은 전쟁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미동맹도 중요하지만 제재가 효과를 보려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이 필수인데 그에 대한 강조가 빠져 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예방적 차원에서도 중국과 정상 차원의 적극적 협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회담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강제 징용자의 문제도 양국 간 합의에도 불구하고 징용당한 개인이 미쓰비시 등을 비롯한 상대 회사에 대해 갖는 민사적 권리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이 한국의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의 판례”라고 말했다. 대법원은 2012년 강제징용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결해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패소한 일본 기업이 다시 상고해 사건은 아직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유지혜·박유미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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