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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통령도, 당 지도부도, 군 지휘부도 이구동성 “인종주의 반대”…트럼프 고립되나

중앙일보 2017.08.17 11:02
인종차별 논란의 한 복판에 놓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공화당 출신 전직 대통령들과 의원들은 물론 군 수뇌부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
 

트럼프 신나치 옹호하는 듯한 양비론 내놓자 비판 쏟아져
부시 전 대통령 부자와 공화 상원 원내대표, 하원 의장까지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도 이례적으로 가세

조지 H.W 부시와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는 16일(현지시간) “샬러츠빌을 위해 기도할 때 우리는 독립 선언서에 기록된 기본적인 진리를 또 한 번 생각한다. 우리는 평등하게 창조됐으며 이양할 수 없는 권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이어 “우리는 (샬러츠빌 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품위와 위엄을 보았다. 때문에 이 진리가 영원할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전 대통령 부자의 성명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 백인우월주의자들과 반대 시위자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양비론적 태도를 취한 이후 나왔다. CNN은 같은 공화당 출신인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콕 찍어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그와 의견이 다르다는 걸 명확하게 하기 위해 나섰다고 해석했다. 앞서 민주당 출신인 빌 클린턴ㆍ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샬러츠빌 사태가 벌어진 직후 인종주의를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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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연합뉴스]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연합뉴스]

 
공화당 상ㆍ하원 수뇌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종 증오 이데올로기에 대해 관용할 수 없다”며 “좋은 신(新)나치는 없으며, 그들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이상과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좌파뿐 아니라 폭력사태를 촉발한 백인우월주의와 신나치 세력에도 “매우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하는 등 샬러츠빌 사태에 대해 양비론을 펼쳤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우리는 모두 증오와 폭력의 사악함이 머리를 드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맞서 싸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매코널 원내대표까지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 동조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왼쪽),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함께 자리한 모습.[중앙포토]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왼쪽),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함께 자리한 모습.[중앙포토]

 
앞서 같은 당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분명히 해야 한다. 백인우월주의는 역겹고 편견은 이 나라를 대표하는 모든 것과 반대된다. 도덕적 모호성은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보수적 성향의 폭스뉴스는 “우리의 뛰어난 섭외팀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방어하겠다는 공화당 의원을 한 명도 구할 수 없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육군은 군 내의 인종주의, 극단주의, 증오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밀리 트위터 캡쳐]

마크 밀리 미 육군참모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육군은 군 내의 인종주의, 극단주의, 증오를 수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밀리 트위터 캡쳐]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은 “해병대 내에 인종 증오와 극단주의의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넬러 트위터 캡쳐]

로버트 넬러 미 해병대 사령관은 “해병대 내에 인종 증오와 극단주의의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넬러 트위터 캡쳐]

 
군 수뇌부도 이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비판적 반응을 보냈다. 마크 밀리 미국 육군참모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육군은 군 내의 인종주의, 극단주의, 증오를 수용하지 않는다”며 “1775년부터 우리가 수호해 온 가치에 반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1775는 미 육군이 창설된 해다. 로버트 넬러 해병대 사령관 역시 “해병대 내에 인종 증오와 극단주의의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신나치를 내버려두는 것은 미군 참전 용사들에게는 굴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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