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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전 美 대통령의 고백, “내가 이명박 초상화 그린 이유는…”

중앙일보 2017.08.17 10:17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린 세계 각국 정상의 초상화. 오른쪽 아래 이명박 전 한국 대통령의 사진도 있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그린 세계 각국 정상의 초상화. 오른쪽 아래 이명박 전 한국 대통령의 사진도 있다.

 
8년 전 퇴임한 43대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67).

25일 두번째 세계 정상 초상화 전시회 열어
대통령 퇴임 후 미술 그리기 시작
40세에 그림 그린 윈스턴 처칠에 자극

 
퇴임 후 화가로 데뷔한 그는 2014년 ‘아트 오브 리더십’(Art of Leadership)이란 주제로 각국 정상을 묘사한 초상화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늙은 개도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미국 속담을 인용하며 “가능한 한 계속 그림을 그리겠다”고 밝혔었다.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

 
3년 만인 이달 25일 부시 전 대통령은 같은 주제의 두 번째 전시회를 개최한다.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서다. 단 8시간 열리는 이 전시회는 입장료만 350달러(39만원)에 달한다. 지난 전시회처럼 그가 재임 때 마주했던 세계 정상들의 초상화가 전시된다.
 
작품에 그려진 대상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 하미드 카르자이 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다. 자신의 임기(2001~2009년)와 얼마 안 겹친 한국의 이명박 전 대통령(2008~2013년),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있다.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초상화(오른쪽)와 함께 놓인 부시의 초상화.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초상화(오른쪽)와 함께 놓인 부시의 초상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상화.

 
부시 전 대통령이 붓을 든 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때쯤이다. 40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수상에 자극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부시는 “계속 그림을 그리니 실력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엔 NBC TV 프로그램 ‘투데이 쇼’에 자신의 딸 제나 부시(35)와 출연, 제나에게 “인생 마지막 장을 아름답게 그리고 싶었다. 그림은 사람의 마음을 열어준다”며 “그림을 공개하는 게 조금 쑥쓰럽지만 지금의 나는 그림에 푹 빠져있다. 더 잘 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부시가 자신의 미술·전시 활동을 의도적으로 알린 건 아니다. 그림 몇 점이 우연히 인터넷에서 공개된 것이었다. 목욕을 하거나, 거울을 보는 자화상이었다. 당시 부시는 “(작품 노출은) 사생활 침해”라고 펄쩍 뛰며 “누구에게도 (그림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아직 습작 수준의 그림이 링크되다니…”라며 당혹스러워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는 2014년에 이어 올해도 세계 정상의 그림 전시를 과감히 추진했다. 그는 “해외 정상들이 이 그림에 담겨진 정신을 읽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우정을 담아 그렸다. 그들을 지도자로서 존경하고 있고, 내가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일반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초상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초상화.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

에후드 올메르트 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

 
한편 미국 언론은 이달 25일 전시회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엔 9·11 테러(200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은 전쟁용사 초상화 66점이 담긴 부시의 작품집 『용기의 초상화』(Portraits of Courage)는 워싱턴포스트(WP)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등 호평이 잇따랐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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