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강조해 말할 때 이처럼 ‘제 자신’이라고 쓰곤 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제 자신’을 풀어 보면 왜 틀린 표현인지 알 수 있다.
‘제’는 상대에게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저’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한 ‘저의’가 줄어든 말이다. 따라서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를 풀어 쓰면 “저의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와 같이 어색한 문장이 된다. ‘제 자신’이 아니라 ‘저 자신’이 바른말이다.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에서의 ‘내 자신’도 마찬가지다. ‘내’ 역시 ‘나+의’가 줄어든 말이므로 “나의 자신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어요”가 돼 영 어색하다. ‘나 자신’이라고 해야 바르다.
“네 자신을 알라”에서의 ‘네 자신’ 또한 풀어 써 보면 ‘너의 자신’이 되므로 어설프다. “너 자신을 알라”고 해야 한다. 그럼 ‘제 혼자’는 어떻게 될까? ‘저 혼자’라고 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nomad@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