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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무게 적은 아이, '피프로닐' 더 조심…몸에 쌓이진 않아

중앙일보 2017.08.15 19:22
경기도 남양군청 직원들이 15일 오후 살충제에 들어가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한 농가의 계란들을 수거, 폐기하고 있다. 남양주=최승식 기자

경기도 남양군청 직원들이 15일 오후 살충제에 들어가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한 농가의 계란들을 수거, 폐기하고 있다. 남양주=최승식 기자

이른바 '살충제 계란'을 먹어도 몸에는 큰 이상이 없을까. 경기도 남양주의 한 농장에서 출하된 계란에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몸무게가 적은 아이일수록 피프로닐을 더 조심해야 하지만, 섭취 후 몸에 축적되지는 않는다고 강조한다.
 

잔류 농약 기준만큼 1회 섭취 허용량도 '중요'
성인 별 영향 없지만 10kg 아이는 최대치 수준

적은 양으로 계속 섭취한다면 간·갑상샘에 문제
"다이옥신처럼 몸에 축적 안 되고 1~2주내 배출"

가열 조리한다고 피프로닐 수치 줄어들진 않아
제빵·제과 중 다른 계란과 섞여 유해성 희석 가능

  피프로닐의 위험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살충제로 분류돼 농약 잔류허용기준이 적용된다. 이러한 기준이 적용되는 농산물 품목은 5개다. 오이에서는 0.1mg/kg 이하만 허용하며 감귤은 0.05mg/kg, 감자·쌀·수박은 0.01mg/kg까지다. 닭에는 아예 사용이 금지돼 있다.
 
  계란에 적용되는 기준은 어떨까. 국제 식품 농약잔류 허용 규정인 코덱스(CODEX)는 0.02mg/kg을 계란의 피프로닐 허용치로 규정한다. 14일 남양주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선 0.0363mg/kg의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 국제 기준의 약 1.8배 정도 되기 때문에 원래라면 폐기 처분해야 하는 수치다.
 
국내산 계란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살충제 달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명륜동 CU성대점에서 직원들이 진열된 달걀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국내산 계란에서도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살충제 달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명륜동 CU성대점에서 직원들이 진열된 달걀 제품을 회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하지만 오염된 계란을 이미 먹었다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양이 매우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체중'에 따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희 호서대 안전평가센터 교수는 "사람에게 얼마나 안전한지 보려면 계란에서 검출된 잔류농약 수치도 중요하지만 1회 섭취 허용량과 비교해야한다. 평생 매일 노출됐을 때 사람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최대치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코덱스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사람 체중(kg)당 0.0002mg까지 먹어도 괜찮다. 계란 하나의 무게를 50~60g으로 보고 0.0363mg/kg의 검출량을 여기 맞춰서 환산한다면 60kg 성인이 오염된 계란 하나를 먹었다고 해서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10kg인 아동이 먹었다면 사정이 다르다. 이러한 아이가 오염된 계란을 먹었다면 1회 섭취 허용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정 교수는 "한 두번 이 정도 양을 먹었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보지만 다량으로 섭취했다면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살충제 계란' 영향은...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피프로닐에 노출되면 두통, 현기증 등 신경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살충제 계란'처럼 미량으로 오염된 식품을 계속 먹는다면 신경 증세보다는 간과 갑상샘 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피프로닐에 많이 노출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더 악화되면 신경계나 신장에도 탈이 난다. 
 
  다만 피프로닐은 다이옥신처럼 몸에 계속 쌓이진 않고 대부분 배출되기 때문에 덜 치명적이다. 잘못 먹었다고 해도 체내에 오래 머무르며 심각한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는 의미다. 정 교수는 "일반적인 농약처럼 1~2주일이면 몸에서 빠져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계란 프라이처럼 계란을 가열 조리한다고 해도 피프로닐 수치는 줄지 않는다. [중앙포토]

계란 프라이처럼 계란을 가열 조리한다고 해도 피프로닐 수치는 줄지 않는다. [중앙포토]

  피프로닐은 일부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가열·조리로 없어지진 않는다. 높은 온도로 계란 요리를 한다고 해서 피프로닐 수치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제빵·제과 과정에서 유해성이 '희석'될 수는 있다. 정 교수는 "빵이나 과자를 만들기 위해선 계란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전히 오염된 계란만 들어가는 게 아닐 수 있다"면서 "만약 피프로닐 성분의 계란이 식품제조업체로 납품됐다면 얼마나 들어갔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몇개 들어간 수준이라면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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