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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서 시속 100㎞ 벤츠, 소나타와 '쿵' …법원 "40%만 책임"

중앙일보 2017.08.15 12:01
지난해 사고가 벌어진 서강대학교 정문 앞 도로. [네이버 로드뷰 캡쳐]

지난해 사고가 벌어진 서강대학교 정문 앞 도로. [네이버 로드뷰 캡쳐]

  
지난해 1월 어느 월요일 오전 9시40분. 서강대 정문 앞을 시속 110㎞의 속도로 질주하던 벤츠 E350 차량이 '쿵' 소리와 함께 멈춰 섰다. 서강대 정문 앞 로터리에서 서강대 방향으로 비보호 좌회전을 하던 EF쏘나타 차량의 조수석 앞부분을 그대로 들이받은 것이다. 서강대 앞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60㎞. 벤츠 운전자는 순간적으로 오른쪽으로 운전대를 꺾어 보았지만 이미 늦었다. 이 사고로 쏘나타 운전자 김모씨는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벤츠 차량은 전면부가 손상됐지만 운전자는 다치지 않았다. 

월요일 출근길 과속 벤츠와 비보호 좌회전 소나타 충돌
수천만원대 보험금 놓고 양측 보험사 L사와 S사 법정 공방
법원 "비보호좌회전시 주의의무>제한속도 40㎞ 위반 책임"

 
사고처리를 마무리 한 쏘나타 측 L보험사는 "벤츠의 과실이 70%이니 쏘나타 차량 수리비 65만원 중 45만 5000원을 달라"고 소송을 냈고, 벤츠 측 S보험사는 "쏘나타의 전적인 과실이니 지급한 보험금 4856만원을 전부 내놓으라"며 맞소송을 냈다.
 
EF쏘나타 차량. [중앙포토]

EF쏘나타 차량. [중앙포토]

 
8개월만에 법원은 6대 4의 비율로 소나타의 책임이 더 크다고 결론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0단독(판사 허경호)은 "쏘나타 측 L보험사는 지급한 보험금 65만원의 40%인 26만원에 대해 벤츠 측 S보험사에게 요구할 수 있고, S사는 지급한 보험금 4856만원의 60%에 대해 L보험사에게 요구할 수 있다"며 "L보험사는 S보험사에 2913만 6000원을, S보험사는 L보험사에 2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비보호 좌회전을 하는 운전자의 주의의무가 제한 속도를 시속 50㎞ 가까이 위반한 운전자의 책임보다 크다고 판단한 결과다.
 
벤츠 E350차량. [중앙포토]

벤츠 E350차량. [중앙포토]

 
허 판사는 "비보호 좌회전 교차로에서 직진신호에 좌회전 하는 것이 신호 위반은 아니지만 좌회전 차량 운전자로서는 다른 차량의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방법으로 좌회전을 할 의무가 있다"며 "직진 차량이 비보호좌회전 차량을 피하기 위해 교차로 진입 전 일시정지를 하거나 서행할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벤츠 측 보험사가 물게 된 40%의 책임은 어떻게 인정된 것일까.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허 판사는 "벤츠 차량이 시속 106~110km정도로 과속을 하지 않았더라면 제동을 통해 충돌을 피했을 수도 있고, 충돌했더라도 그 정도가 훨씬 덜하였을 것이다"면서 "벤츠 차량의 과속은 피해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전방 주시 의무를 게을리 한 점도 인정됐다. 허 판사는 "사고 당시 날씨가 맑고 다른 시야 장애 요소도 업어 벤츠 운전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쏘나타가 비보호좌회전을 시도하는 것을 충분히 미리 발견할 수 있었다"며 "사고 발생 직전까지 전방 주시를 게을리 했거나, 쏘나타 쪽이 고속으로 달려오는 차를 보고 좌회전을 단념하리라고 만연히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받아들였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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