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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계란 먹어도 되나?...국내산 살충제 계란 발견에 파장 확산

중앙일보 2017.08.15 10:14
유럽을 뒤흔든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됐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벨기에의 한 양계장.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을 뒤흔든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국내산 계란에서도 검출됐다. 사진은 지난 8일(현지시간) 벨기에의 한 양계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번에 국내산 계란에서 나온 살충제 성분은 두 가지다.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A농장 출하 계란에서 검출된 피프로닐(Fipronil)은 유럽을 휩쓴 살충제 계란에 쓰인 진드기 살충제다. 원래 국내에서는 개나 고양이에게만 사용해야 한다. 닭에 대한 사용은 금지돼 있다. 
 

남양주시 A농장서 사용 금지된 피프로닐 검출
경기도 광주 B농장에선 비펜트린 초과 사용
농식품부, "15일 자정부터 모든 계란 출하 중지"
소비자 우려 해소 차원에서 해당 농장 정보 공개도 검토 중
대형마트들도 계란 판매 전격 중단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Codex)가 정한 피프로닐 사용 기준치는 ㎏당 0.02mg이다. A농장에서는 ㎏당 0.0363mg의 피프로닐이 나왔다. 닭에게 쓰면 안 되는 살충제를 사용했고, 그 양도 개ㆍ고양이 기준치보다 1.8배가량 많은 양을 뿌렸다는 얘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온다습한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닭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자 피프로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산란 농가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광주시 소재 B농장에서 나온 비펜트린(Bifenthrin)은 닭에 기생하는 이를 죽이기 위해 사용한다. 농가에서 흔히 일본어인 ‘와구모’라고 부르는 닭 기생 이는 0.7~1.0㎜ 크기로 1~2시간 동안 닭의 피를 빨아먹는다. 유럽과 아시아 산란 농장에서 흔하게 발견된다. 코덱스 및 국내 비펜트린 사용 기준치는 ㎏당 0.01mg이다. B농장에서는 기준치보다 1.5배가량 많은 kg당 0.0157mg이 검출됐다. 
 
 비펜트린은 미국환경보호청(EPA)이 발암물질로 분류한 살충제다. 닭 뿐 아니라 콩 등 식물에 붙은 진드기나 노린재를 퇴치하는 데도 쓰이는데 지난달 광주시 농산물 잔류농약 안전성 검사에서도 비펜트린 기준치를 초과해 사용한 사실이 발견됐었다.
 
 농식품부는 A농장과 B농장이 각각 8만 마리, 6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두 곳은 매일 2만5000개(A농장), 1만7000개(B농장)의 계란을 출하한다. 식약처는 지자체의 협조를 받아 우선 두 농장의 계란 유통과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정밀 검사를 다시 실시해 부적합 결과가 나오면 창고에 쌓여 있는 계란을 전량 폐기 조치할 계획이다. 또 두 농장의 유통경로를 파악해 대형마트, 소매점 등에 이미 들어간 계란도 가능한 선에서 모두 추적해 전량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나머지 농장에서 출하된 국내산 계란도 마음놓고 먹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농식품부의 이번 조사는 3000수 이상을 사육하는 양계농가 1060여 곳(친환경 농가 780여 곳, 일반 농가 300여 곳)에 대해 이달 초부터 진행됐다. 친환경 농가는 불과 5%(40여 곳)만 조사했는데 이미 두 곳에서 살충제가 나왔다. 조사가 더 진행되면 살충제를 기준보다 많이 쓴 농가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현재로서는 어느 브랜드의 어떤 계란이 살충제 계란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소비자 불안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농식품부는 이르면 이날 중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농장의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5일 오전 관련부처 회의를 거쳐 살충제가 초과 검출된 농장 정보를 일반에 공개할지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앞서 15일 자정부터 모든 농장의 계란을 출하 중지했다. 전수조사를 최대한 앞당겨 오는 17일까지, 3일 이내에 모든 상업 농장에 대한 살충제 검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후부터는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한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농가에 대해서는 정밀 검사를 거쳐 유통 계란을 전량 수거한다.
 
대형마트들도 계란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예방 차원에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당분간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세종=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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