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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는 나의 힘'...토마스의 메이저 우승 이끈 절친 스피스

중앙일보 2017.08.15 06:00
지난달 26일 디 오픈 우승 후 클라레 저그에 담은 음료수를 마시는 스피스(왼쪽)와 토마스. [사진 저스틴 토마스 트위터]

지난달 26일 디 오픈 우승 후 클라레 저그에 담은 음료수를 마시는 스피스(왼쪽)와 토마스. [사진 저스틴 토마스 트위터]

 
 지난달 24일 디 오픈이 끝난 뒤, 저스틴 토마스는 절친한 1993년생 동갑내기 동료 조던 스피스가 우승하자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에 함께 음료수를 담아 마셨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관련 영상에서 토마스는 나란히 앉아 주전자를 입에 물고 있는 스피스를 향해 "뭘 마시고 있어, 맛은 어때?"라고 물었고 스피스는 "판타스틱(환상적이야)!"이라고 답했다.

스피스-토마스, 2주새 PGA 메이저 대회 '연속 우승' 합작
13세부터 각종 대회에서 경쟁하면서 절친한 사이로 성장
스피스에 밀렸던 토마스, 올 시즌 4승으로 어깨 나란히

 
그리고 2주 뒤인 14일, 토마스는 PGA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에서 스피스의 축하를 받는 신세가 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에서 끝난 대회에서 합계 8언더파로 우승해 개인 첫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쥔 것. 지난 1월 소니오픈 이후 7개월만의 우승이었지만 이번 시즌에만 4승을 거둔 토마스의 입지가 한층 더 다져지는 계기가 됐다. 그런 친구를 위해 스피스는 먼저 경기를 마치고도 끝까지 남아 기다렸다. PGA 챔피언십 우승에 성공했다면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뻔 했던 스피스는 공동 28위(2오버파)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친구의 첫 메이저 우승을 기뻐했다. 토마스를 기다리던 스피스는 시상식을 향해 가는 토마스의 엉덩이를 손으로 치고, 서로 껴안으면서 누구보다 기뻐했다. 
 
어린 시절의 저스틴 토마스(왼쪽)와 조던 스피스. [사진 PGA]

어린 시절의 저스틴 토마스(왼쪽)와 조던 스피스. [사진 PGA]

 
토마스와 스피스는 각별한 친구 사이로 유명하다. 토마스는 "13살 때 미국주니어골프협회 대회에 출전하면서 스피스와 처음 만났다"고 설명했다. 각종 대회를 통해 자주 경쟁하면서 퍼팅과 샷 대결도 펼친 둘은 금세 친해졌다. 이들 외에도 리키 파울러, 스마일리 코프먼과 함께 '절친 그룹'을 형성한 둘은 사석에서도 남다른 친분을 유지했다. 지난해 4월엔 바하마로 ‘절친 여행’을 떠나 요트를 함께 타고, 똑같은 옷을 입은 모습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Justin Thomas celebrates after the final round of the PGA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the Quail Hollow Club Sunday, Aug. 13, 2017, in Charlotte, N.C. (AP Photo/John Bazemore)

Justin Thomas celebrates after the final round of the PGA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the Quail Hollow Club Sunday, Aug. 13, 2017, in Charlotte, N.C. (AP Photo/John Bazemore)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토마스는 스피스가 반드시 넘어야 할 벽이기도 했다. 웹닷컴(2부) 투어를 거쳐서 2015년 PGA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토마스와 달리 스피스는 아마추어 때부터 정상급 실력을 과시하고, PGA투어에서도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스피스의 친구'로만 알려졌던 토마스는 2016-2017 시즌 들어서 자신의 존재감도 부쩍 높였다. 지난 1월 소니 오픈에선 1라운드에서 59타를 쳐 '꿈의 59타 기록'을 세웠고, 최종 합계 253타로 역대 72홀 최소타 우승 기록(254타)도 경신하며 '기록의 사나이'로 떴다. 지난해 10월 CIMA 클래식 2연패에 성공한 뒤, SBS 챔피언스 토너먼트와 소니오픈을 제패한 토마스는 PGA 챔피언십으로 메이저 타이틀까지 거머쥐면서 스피스 못지 않은 실력자로 우뚝 섰다.
 
epa06143428 Justin Thomas (L) of the USA is greeted by Jordan Spieth (R) of the USA after walking off the 18th green during the final round of the 99th PGA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Quail Hollow Club in Charlotte, North Carolina, USA, 13 August 2017. EPA/ERIK S. LESSER

epa06143428 Justin Thomas (L) of the USA is greeted by Jordan Spieth (R) of the USA after walking off the 18th green during the final round of the 99th PGA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Quail Hollow Club in Charlotte, North Carolina, USA, 13 August 2017. EPA/ERIK S. LESSER

 
토마스는 PGA 챔피언십 우승 후에도 스피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스피스를 보고 질투가 난 적도 있었다. 그 질투가 나를 우승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을 언급하면서 "나도 우승을 차지하고 싶었고, 1년에 단 4면만 차지할 수 있는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고 말했다. PGA는 공식 트위터에 스피스와 토마스의 어린 시절 사진을 올리면서 "저스틴과 조던, 마이너에서 메이저로"라는 글을 게재했다. 또 디 오픈에서 우승한 스피스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토마스의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베스트 프렌드(친구)'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이번 우승으로 토마스는 스피스와 명실상부한 '쌍두마차' 체제 가능성도 높였다. 토마스는 이번 시즌 4승으로 3승을 거둔 스피스에 앞서나갔다. 또 14일 발표한 세계랭킹에서도 14위에서 8계단 오른 6위로 올라 3위를 유지한 스피스를 바짝 추격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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