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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국방 “북한 정권 교체 의사 없다” 4 NO 공식 선언

중앙일보 2017.08.15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가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백악관에서 만난 틸러슨(왼쪽), 매티스(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 [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북한 정권 교체를 시도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가속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6월 26일 백악관에서 만난 틸러슨(왼쪽), 매티스(가운데), 마이크 펜스 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 이후 초강경으로 치닫던 미국의 대북 접근법이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법으로 선회하거나 최소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엔 북한에 대한 ‘정권 교체’ 의사가 없다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기고문 ‘평양에 책임을 묻겠다(We are Holding Pyongyang to Account)’가 이런 관측을 강하게 뒷받침했다.
 

WSJ에 이례적 공동 기고문
정권붕괴·흡수통일·대북침공 부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과 전쟁 한 주 전보다 멀어져”
트럼프 참모들 긴장 완화 메시지

외교 사령탑인 국무장관과 펜타곤의 수장인 국방장관의 공동 기고는 이례적이다.
 
평화적 해결에 무게를 둔 기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는 와중에 나왔다. 그동안 두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대화론(틸러슨)과 강경론(매티스)을 대표했다. 틸러슨은 ▶북한의 정권 교체(regime change) ▶정권 붕괴 ▶통일 가속화(흡수통일) ▶38선 이북으로의 침공은 없다는 이른바 ‘대북 4노(NO)’를 강조했다. 반면 매티스는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자국민을 파멸로 이끄는 행동에 대한 그 어떤 고려도 중단해야 한다”는 강경 발언으로 북한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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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두 장관은 이번 기고에선 한목소리로 “미국은 북한 정권을 교체하거나 한반도 통일을 가속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다” “비무장지대 북쪽에 미군을 주둔시키기 위한 핑곗거리를 찾고 있지도 않다. 오랫동안 고난을 겪어온 북한 국민을 해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틸러슨의 ‘4 노(NO)’에 매티스까지 완전히 합류한 양상이다.
 
미국의 외교·국방 사령탑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평화적 압박이며 외교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란 점을 분명히 하고,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전략적 책임(strategic accountability)’으로 대체하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의 도발을 소극적으로 지켜보던 과거 정책을 버리고 북한의 책임을 물으며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기꺼이 평양과 협상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핵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의 즉각적 중단 등을 통해 협상에 대한 바람을 보이라고 북한에 촉구했다. 두 장관은 “외교적 수단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군사적 선택이 그 뒤에 있다”는 말도 했지만, 군사적 선택에 방점을 찍지는 않았다.
 
두 장관뿐 아니라 “미국과 북한이 핵전쟁 문턱에 있다는 어떠한 정보도 없다”(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10년 전보다는 북한과의 전쟁에 가까워졌지만 한 주 전과 비교한다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 내 다른 핵심 인사들도 동시에 고조된 긴장을 완화시키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런 기류 변화에 대해 워싱턴 정가에선 “북·미 간 말폭탄만 부각되면서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낸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전략은 희석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미국 안팎의 비판이 들끓는 데 대한 반성과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정보 분야 요직을 담당했던 인사들도 “북한의 비핵화는 더는 미국의 카드가 아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수용하고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 국장), “트럼프의 강경발언은 심각한 위기 상황에 기름을 붓는 격”(리언 파네타 전 CIA 국장) 등으로 일제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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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정효식 특파원,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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