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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에 악재 가득, 자동차 업계 춥디추운 8월

중앙일보 2017.08.15 01:00 종합 14면 지면보기
자동차 업계의 ‘8월 위기설’을 알리는 경적이 점점 커지고 있다. 판매 부진, 노사 갈등, 통상임금 소송 등 대내외적인 악재가 한꺼번에 닥쳤기 때문이다.
 

완성차 4개 업체 파업 전운 감돌고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 최하위권
통상임금 지급판결 땐 전 업계 타격
GM의 한국시장 철수도 배제 못해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이날 총 4시간의 부분 파업을 시행했다. 지난 10일에 이은 두 번째 파업이다. 노조는 기본급을 전년 대비 7.2% 올려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원 1인 평균 15만4883원 인상이다. 또 회사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도 했다. 지난해 현대차 순이익이 총 5조7190억원(연결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1인당 2650만원 정도다. 이 밖에 노조는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최대 만 65세 연장 ▶상여금 전년 대비 50%포인트 인상한 8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는 들어줄 수 있는 요구가 사실상 하나도 없다”며 “노조가 파업한다고 해서 임금을 무조건 인상해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룬 르노삼성도 올해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르노삼성 노조는 조합원 2322명을 대상으로 파업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0%가 찬성해 가결됐다. ‘GM 철수설’이 불거진 한국GM 노조와 기아차 노조도 찬반 투표가 가결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쟁의조정을 중단하면서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 중 결과가 나오는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도 자동차 업계에 큰 짐이다. 최대 3조원에 이르는 통상임금을 부담할 경우 기아차뿐만 아니라 자동차 업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5개사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성명에서 “통상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가 현실이 되면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정 요구로 협회는 해당 표현을 추후 삭제했지만 산업계에서 ‘금기어’로 여겨지는 ‘해외 이전’이라는 단어를 꺼내들었다는 자체가 협회의 절박함을 설명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의 ‘15년간 경영권 유지’의 기한이 도래한 데다 과거 유럽에서 철수한 사례를 감안하면 GM의 한국 철수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며 “자동차 산업의 각종 악재를 털어내지 못하면 한국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지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당장 맏형 격인 현대·기아차는 판매 수익이 급감한 것뿐 아니라 영업이익률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최하위권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4%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10.3%)을 정점으로 지난해(5.5%)까지 계속 하락세였다. 기아차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 5.2%에서 올해 3%로 급감했다. 현대·기아차 협력사들도 후폭풍을 맞고 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100여 개 협력사의 공장 가동률이 올해 50%를 밑돌면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추가 배치에 따라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제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도 미국 수출에 ‘걸림돌’이다. 국내 여건도 좋지 않다. 지난해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끝난 뒤 내수시장 판매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위기설이 증폭되면서 증권사들도 자동차 업종에 대한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은 주가가 지난 5월 고점 이후 10% 이상 하락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요타가 3분기 미국에서 새 캠리를 출시해 세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현대차는 국내 공장 파업과 미국 판매 감소로 3분기에도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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