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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야마 히데키, 아시아 선수 첫 세계1위 탄생 예감

중앙선데이 2017.08.13 01:00 544호 25면 지면보기
[성호준의 세컨드샷] 완벽주의자 마쓰야마 히데키
이 사나이는 좀처럼 만족하는 법이 없다. 지난 2월 PGA 투어 제네시스 오픈 때다. 마쓰야마 히데키(松山 英樹)는 파 3인 16번 홀에서 티샷을 한 후 실망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과는 훌륭했다. 공은 똑바로 높이 날아 그린에 한 번 튄 후 깃대를 맞추고 핀 옆 1m에 섰다. 그 걸 다 본 후에도 마쓰야마는 만족하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7일 끝난 WGC(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에서 “만족하는 샷은 딱 하나밖에 없다”고 했다. 364야드가 나간 마지막 홀 드라이브샷이었다. 그는 이날 이글 하나에 버디 하나를 잡으며 9언더파 61타를 치며 우승했다.
 
그 경기가 마쓰야마의 PGA 투어 100번째 경기였고 5번째 우승이었다. 일본 대회(2승), 비공식 PGA 투어 대회인 히로 월드 챌린지를 포함하면 최근 20개 대회에서 6번 우승했다. 승률 30%로 전성기 타이거 우즈급이다. 올 시즌 PGA 투어 상금랭킹 1위다. 773만 달러를 벌었다. 평균 타수(69.4)와 세계랭킹은 3위다.
 
마쓰야마는 1992년생이다. 타이거 우즈가 프로에 데뷔한 1996년 골프를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1997년 타이거의 마스터스 우승 비디오를 여러 번 봤다. 일본 중계해설자는 우즈의 장타에 대단한 찬사를 보낸 것 같다. 그는 우즈처럼 공을 멀리 치고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롱게임에 대한 집착과 기준이 높다.
 
표정으로 보면 실망하는 일이 잦지만 기록은 정상급이다. 드라이버 거리는 평균 304야드(22위)다. 미국 PGA 투어에서 드라이버를 11번째로 잘 치고, 아이언은 12번째로 잘 치고, 그린 주위 쇼트게임을 11번째로 잘한다. 퍼트 실력(167위)이 받쳐 줬다면 더 막강한 선수가 됐을 것이다.
 
마쓰야마는 일본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시카와 료와 동갑이다. 이시카와가 10대에 프로가 되어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며 “스무 살에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겠다”며 큰 소리를 칠 때 아마추어로 남아 조용히 기량을 닦았다. 마쓰야마는 “물론 꿈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걸 말하기보다는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2013년엔 프로에 데뷔해 일본에서 4승을 거두면서 최연소 상금왕에 올랐다. 틈틈이 메이저대회 등에 나가 번 상금으로 이듬해 PGA 투어 출전권을 땄다. 지난해 박성현이 LPGA 투어 비회원으로 메이저대회 등 몇 개 대회에 참가해 카드를 받은 것과 같은 경우다.  PGA 투어 신인이던 2014년 재미동포인 케빈 나와 연장전을 벌여 첫 우승을 했다. 마쓰야마의 PGA 투어 5승은 순도가 높다. 정상급 선수들이 전원 참가하는 메이저급 대회인 WGC 대회에서 2승을 했다. 연장전 전승(3승무패) 기록을 보면 끝내기를 할 줄 아는 선수다.
 
마쓰야마는 12일 벌어진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2라운드까지 8언더파 공동 선두다. 그는 4개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6위 이내에 든 경력이 있다. 혹시 이번 대회가 아니더라도 마쓰야마의 첫 일본인 메이저 우승은 멀지 않다. 이 완벽주의자는 아시아 선수 중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를 수 있는 선수다.
 
 
성호준 중앙일보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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