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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을 타격할 계획 있다" 큰소리치는 북한, 숨겨진 의도는 달라

중앙일보 2017.08.11 15:18
북한이 미국령 괌 인근 해역으로 쏜다는 화성-12형 미사일 실험 [사진 중앙포토]

북한이 미국령 괌 인근 해역으로 쏜다는 화성-12형 미사일 실험 [사진 중앙포토]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및 핵 소형화 성공
군사긴장 극대화 및 '적대시 정책' 폐기 요구


지난 7월 28일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 이후 한반도 군사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연간 수출액(약 28억 달러)의 1/3에 달하는 약 10억 5천만 달러의 외화 유입이 차단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북제재결의안 2371호를 채택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이미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개발과 이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의 소형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를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시사했고, 김정은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미사일로 괌 주변을 타격하는 작전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다.

반면, 지난 8월 2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미국에 대해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고 “적대시 정책”을 전환하라고 했다. 북한의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라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라는 것이며 “적대시 정책”을 전환하라는 것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반도 적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북한이 밝힌 괌 포위사격 계획 [사진 중앙포토]

북한이 밝힌 괌 포위사격 계획 [사진 중앙포토]


북한의 '적대시 정책' 폐기 요구
숨겨진 의도는 미북 평화협정을 의미
평화협정하면 결국 한미동맹 폐기,

주한미군 철수 등 한반도 적화통일 전략

김정은의 핵미사일 위협과 평화공세의 이중전략에 대해 미국의 당국자들은 군사옵션과 대화옵션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의 위협에 (강경)대응할 수밖에 없지만 “어느 시점에 북한과 마주 앉아 대화하고 싶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우리에게 나쁠 것이 뭐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미북 평화협정의 내면을 살펴보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미북 평화협정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에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첫째, 한ㆍ미 상호방위조약의 폐기 문제이다. 미ㆍ북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북한은 북한을 주적으로 하고 있는 한ㆍ미 상호방위조약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할 것이다.
 
▶둘째,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것이다.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면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셋째, 미국과 북한이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북한과 유엔군과의 적대관계도 청산되는 것이고, 따라서 북한은 유엔군사령부 해체를 요구할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전쟁지속물자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유엔군사령부를 제거하려는 목적이다.
 
▶넷째, 미ㆍ북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을 적으로 설정한 한ㆍ미 연합훈련의 종료를 가져옴으로써 우리 군의 군사대응 능력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다.
 
▶다섯째, 미북 평화협정은 현 정전협정의 종료를 의미하며, 정전협정의 종료는 서해북방한계선(NLL) 유지에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북한은 한국이 북방한계선 이남 수역 전체를 통제하는 것은 정전협정에 합의되지 않은 것이므로 새로운 협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NLL 도발을 지속해 왔다.
 
핵무기 앞에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중앙포토]

핵무기 앞에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 중앙포토]

북한은 핵무기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해 왔고, 이제 미국에 대해 적대시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위한 대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우선적으로 요구해 왔으므로 평화협정이란 용어 대신 “적대시정책 폐기”라는 꼼수를 사용한 것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이유가 단순히 그들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북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전체를 적화통일하려는 야욕에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북한, 극도의 군사긴장 뒤에 협상을 모색
이런 이중전략 이해와 철저한 대비 필요


과거의 미북관계를 보면 극도의 군사긴장 뒤에는 항상 대화와 보상이 있었다. 현재와 같은 극도의 군사긴장은 곧이어 대화가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기도 한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가 한계가 어디인지를 잘 알고 있다. 괌을 타격하는 작전계획이 아니라 괌 주변 30-40km에 위협사격을 하겠다는 것도 미국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고도의 전략적 계산이다.

이러한 엄중한 안보상황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을 미ㆍ북 간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와 인도적 지원을 얘기하는 것은 한ㆍ미공조를 약화시킬 뿐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의 최종 목표는 우리를 향한 것임을 인식하고 사드배치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어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장치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우리의 안보를 지킬 수 있고 굳건한 한미동맹도 유지할 수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군사긴장 고조와 대미 평화공세의 이중전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한미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구본학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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