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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설 도는 박기영…청와대 "해임할 뜻은 없어"

중앙일보 2017.08.11 14:17
박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이르면 이번 주말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11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본부장을 해임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실제 본인이 자진사퇴할 뜻이 있는 건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는 박 본부장의 임명 배경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사퇴 여론을 진화하려 했다. 하지만 문화일보는 "정치권과 과학계에서 반발이 끊이지 않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게 청와대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변선구 기자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변선구 기자

이 매체는 한 청와대 관계자의 말이라며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하루 이틀 정도 더 청취하고 결정을 내리기로 했는데 이에 대해 어느 정도 분위기가 정해진 것 같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외적으로 "해임할 계획은 없다. 자진 사퇴 의사는 본인(박 본부장)만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과학계에서는 이 날도 박 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 교수 288명은 11일 오전 성명을 내고 박 본부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기영 교수는 과학기술혁신 본부장직에서 즉시 물러나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박 본부장은 2005년 황우석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20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비의 집행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길 수 없고 그가 물러나지 않는 것은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야 4당이 모두 계속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회 과학·의학계 출신 의원들은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 본부장에 대한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오세정·신용현 국민의당,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은 이날 공동 명의의 성명서를 내고 "문 대통령은 박 교수를 해임하고 박 교수 임명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박 본부장이 이번 주말쯤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화일보의 관측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박 본부장에 대한 공식 입장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오후 7시 “이날 브리핑 내용은 모두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보면 된다”며 7일 임명 때에 이어 두 번째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인사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려 국민들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과(過)와 함께 공(功)도 평가받아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IT(정보기술)와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경쟁력은 노무현 정부 시절 가장 높았다. 그 점에서 박기영(당시 청와대 과학기술) 보좌관은 공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본부장은 당시 과학기술 부총리제와 과기혁신본부 신설 구상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기 때문에 적임자”라며 “IT 경쟁력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후퇴한 것은 과기부와 정보통신부를 폐지한 데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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