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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가습기살균제 피해 첫 공식 사과 "특별구제계정에 정부 예산 출연"

중앙일보 2017.08.08 17:48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 대표를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유가족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면담한 자리에서 “오늘 제가 대통령으로서 정부를 대표해서 가슴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뒤 대통령이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다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같은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또 우리 국민이 더이상 안 전 때문에 억울하게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동안 피해 어린이인 임성준 군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고 '전국 가습기살균제 문제해결 연합회' 백현정 공동대표는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후 청와대 인왕실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동안 피해 어린이인 임성준 군이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고 '전국 가습기살균제 문제해결 연합회' 백현정 공동대표는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면담에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급성 호흡 심부전증으로 산소통에 의존해서 살아야 하는 임성준(15)군과 성준 군의 어머니 권은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 공동대표 등 15명이 참석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발언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충분히 말해달라”고 하면서 1시간으로 예정된 면담이 2시간 동안 이어졌다. 정부에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 청와대에선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수현 사회수석 등이 참석했다. 국회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도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구제계정에 정부예산을 출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는 9일부터 시행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 구제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1250억원 규모의 특별구제계정 중 1000억원은 가습기살균제 사업자가, 250어원은 원료물질 사업자가 분담하도록 돼있다. 
 문 대통령은 “책임져야 할 기업이 있는 사고이지만 정부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할 수 있는 지원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며 “특별구제계정에 일정 부분 정부 예산을 출연해서 피해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완전한 법적배상을 의미하진 않지만 정치적이고 도의적인 책임감에서 정부가 일정 부분 출연을 확대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면담이 끝난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특검으로 재수사 해줄 것과 피해 구제 재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해 줄 것,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실 직속의 전담기구를 만들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하고 피해자 인정에 관한 판정기준도 현재의 1, 2단계에서 3, 4단계로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지금 3, 4단계로 피해자의 범위 확대 문제 논의는 진행중에 있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는 국민들이 생활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고, 복지 혜택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분야별 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 시행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56분간 통화에서 대북 공조를 논의하는 속에서도 민생 챙기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재발 방지를 위한 법안이 통과됐다. 살생물 물질과 제품은 안전성이 입증된 경우에만 시장 유통을 허용하도록 하는 ‘사전승인제’를 도입하는 법률 제정안과 위해성평가 결과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생활화학제품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으로 지정 고시하는 개정안이 통과됐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여름철에 기승을 부리는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특단의 조치도 지시했다. 몰카 처벌 강화는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발표한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 중 하나다. 문 대통령은 “몰래카메라 영상물을 유통시키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영상물 유포자에게 기록물 삭제 비용을 부과하는 등 전방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의 정신적ㆍ물질적 피해를 치유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비상이 걸린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대책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가뭄, 폭우,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수산물 공급 이상으로 인한 생활물가 급등이 우려되고 있다”며 “관련 부처에서는 더위에 물가까지 국민들이 속 타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인 대응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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