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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추적]국민의당 국회의원은 왜 새벽2시에 50대 여성 집에서 칼에 베었나

중앙일보 2017.08.06 15:47
김광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김광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남녀가 심하게 다투는 것 같아요."
 

김광수 전주갑 지역구 의원 "선거 캠프 도와주신 분, 자해 시도 막은 것"해명
하지만 처음 신고 받고 경찰 출동시 여성 얼굴에 상처, 방바닥에 혈흔 발견

여성은 처음에는 김의원을 '남편'이라고 부르면서도 경찰에 "살려달라"말해
해당 여성은 6일 취재진 마주치자 신경질적 반응 보이며 원룸 떠나
경찰, 미국으로 출국한 김 의원 귀국하면 정확한 경위 조사키로

지난 5일 오전 2시쯤 전북지방경찰청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한 원룸에서 싸움 소리가 나는데 가정폭력이 의심된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였다.
 
관할 지구대 경찰관들이 문제의 원룸 건물에 출동했다. 3층 원룸에는 남녀 두 명이 있었다. 여성은 원룸 세입자 A씨(51·여)였는데 술에 취해 있었고 그 옆에는 국민의당 김광수(59·전주갑) 국회의원이 있었다고 한다. 전북도의원 출신인 김 의원은 대선 때 안철수 후보의 국민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6일 경찰에 따르면 A씨의 폭행 피해가 의심됐다. A씨의 얼굴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방 안에는 혈흔이 있었다. A씨는 원룸에서 김 의원을 자신의 남편이라면서도 경찰관에게 "살려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날이 밝은 뒤 “폭행이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한다. 또 A씨는 김 의원과의 정확한 관계에 대해서는 진술을 꺼렸다.  
 
경찰은 김 의원에게 폭행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수갑을 채워 현행범으로 체포해 관할 지구대에서 조사를 한 뒤 귀가조치했다. 신원이 확인됐고 피해자 쪽에서 폭행이 없었다고 진술한데 따른 조치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김 의원도 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광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김광수 국회의원. [중앙포토]

 
그러나 김 의원의 엄지손가락에는 흉기에 벤 상처가 있었다. 병원에서 10여 바늘을 꿰맨 김 의원은 부인 등 가족들이 머무는 미국으로 5일 출국했다.
 
김 의원은 출국 전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여성은 선거 캠프를 도왔던 분으로) 우울증이 있다. 밤에 전화가 와 (자해 등)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손가락 상처에 대해서는 "(A씨가) 흉기를 자신의 배 부위에 가져가 자해하려는 것을 막던 중 다쳤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6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를 도운 지인의 전화를 받았는데 자해 분위기가 감지돼 집으로 찾아갔던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사실관계를 떠나 논란이 된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의원의 거듭된 해명에도 일부 해소되지 않는 의문들이 제기된다. 현역 국회의원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보좌관을 통해 도움을 주지 않고 굳이 심야 시간대 홀로 있던 여성의 원룸에 찾아간 이유다.
 
선거를 도운 지인이라는 김 의원의 해명과 달리 A씨가 김 의원과의 관계에 대해 경찰에서 진술을 하지 않은 것도 설명이 필요한 대목이다. 김 의원 손가락 상처도 실제 자해를 말리는 과정에 난 것인지 경찰이 정확히 밝혀야 할 부분이다.
 
A씨는 6일 오후 1시45분쯤 외출을 마친 뒤 자가용을 몰고 귀가했다.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해 얼굴을 가린 상태였다. A씨는 기자가 다가가 신원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왜 그러세요”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는 차를 몰고 원룸을 떠났다.
 
이웃 주민은 "(A씨가) 약 3년 전부터 원룸에 혼자 살고 있으며 1년 전부터 외부인이 수시로 찾아왔다"면서 “과거에도 원룸에서 누군가와 다투는 듯한 소리를 들은 적 있고 울음소리도 자주 났다”고 전했다.
 
전북 지역 시민단체인 시민행동21 김종만 대표는 “아무리 선거운동을 도왔던 사람이라도, 새벽 2시에 홀로 있던 여성을 현역 국회의원이 찾아가는 건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공인인 김 의원은 유권자들에게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 관계자는 “원룸에 김 의원과 여성 두 사람만 있었고 현재는 여성이 ‘폭행 피해가 없었다’고 진술한 상황”이라며 “약 일주일 뒤 김 의원이 귀국하는 대로 조사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호 기자, 김민상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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