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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번 계좌 보여주면 1억 내겠다" '청년 버핏'과 벌어진 'SNS 공방'

중앙일보 2017.08.05 15:45
박철상씨. [중앙포토]

박철상씨. [중앙포토]

'청년 버핏'으로 불리는 경북대생 박철상(33·정치외교학과 4학년)씨에게 "실제로 400억의 자산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그 증거를 제시하라"는 사람이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1만5000여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스탁포인트 이사 신준경씨다. 신씨는 박씨처럼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라고 한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3일 오후 신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실제로 400억을 주식으로 벌었다면 직접 계좌를 보게 해달라"며 "님(박씨)의 말이 맞는다면 님이 원하는 단체에 현금 1억을 약정 없이 일시불로 기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씨는 "이 기회에 박씨도 몇 년 동안 의혹에 휩싸였던 거 털어내고 추가로 기부할 기회를 주시기 달라"면서 "의구심에 확인을 해보고 싶다. 계속 방송에 나와 400억을 벌었다고 하니 그것을 눈으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후 신씨는 박씨가 주식으로 400억을 벌었다는 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지속해서 올렸다. 그는 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할 때마다 '현물'이라고 했다가 '옵션'이라고 했다가 수익 주체가 바뀌고 있다"며 "(박씨를) 사기꾼이라고 한 적도 없고 트레이더로서 궁금하다. 진짜면 나보다 몇배 고수니까 1억 내고라도 보고 싶다"고 적었다.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신씨는 이후 "기부 내역말고 돈 번 내역을 원한다"며 "기부가 거짓이라고 한 적 없다. 엉뚱한 짓 하지 말라"고 하거나, "400억 주식으로 벌었다고 인터뷰와 책에서 자랑하던데 그거를 보여달라"며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 연락처를 주면 내가 달려가 400억 번 계좌를 보고 나도 1억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뤄질 수 없는 걸 이뤘다고 하니 그게 보고 싶다"며 "한국판 '워런 버핏'이라는 칭호와 홍콩 사모펀드 일도 얻었고 대구 유명인사들과의 친분, 지역에서 영향력을 얻었는데 본인이 얻은게 없냐. 몇년 후 국회의원 출마하면 바로 될 거 같은데 얻은게 진짜 없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신씨는 "이희진에게 돈 번 내역 보여달라니 수십억 차와 빌딩 등기부 등본 보여줄 때와 데자뷰"라면서 "이 놈의 레파토리는 하나도 다르지 않냐"고 하기도 했다. 신씨는 투자자들에게 장외주식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려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지난해 구속된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1)씨에게 의심을 품고 인증을 요구한 사람이기도 하다.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사진 신준경씨 페이스북]

이후 그는 "님(박씨)을 의심하는게 아니라 이해를 못하는 것이니 번 것을 보게 해달라"며 "내가 15년 동안 못 본거 내 눈으로 보는 걸 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일은 여기로 끝내겠다"며 "나의 결론은 박씨는 주식으로 돈을 번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이제 더이상 400억을 주식으로 벌었느니 그런 말 하고 다니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사진 박철상씨 페이스북]

[사진 박철상씨 페이스북]

신씨의 이 같은 주장에 박씨 역시 장문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제기된 의문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주식 계좌를 보여달라"는 신씨 요청에 박씨는 "수익계좌를 보여준다는 것은 오히려 영리활동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사진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박씨는 4일 오전 "기부의 확고한 원칙은 주는 이보다 받는 분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제가 더 고되고 힘들수록 후배들의 시간과 기회를 찾아줄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모든 걸 버텨왔다"는 내용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는 "모든 지원사업을 5년 단위로 하고 그걸 세부적으로 나눠서 지급한다. 이유는 제가 재단이 아닌 기금 형태로 지원사업을 하는 이유와 같은 맥락이다"라며 "재단을 설립하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음에도 굳이 기금을 고집했던 이유는 더 많은 금액이 후배들에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앞서 2015년 2월 경북대에 장학금을 약정했을 당시 매년 9000만원씩 5년간 4억5000만원을 전달하기로 약속했었다. 학교 측은 박씨와 협의해서 '복현장학기금'이란 이름을 만들었다. 장학재단처럼 장학금을 은행에 넣어두고 이자 수익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게 아니라 박씨가 기부하는 돈을 경북대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박씨는 '계좌를 보여달라'는 신씨 주장에는 "모든 행위에는 그에 맞는 목적과 의도가 있다. 어떤 분들은 제가 성공한 주식투자가로 이름을 얻어서 그것을 이용해 영리활동을 하는 게 아닌지 의심하기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수익 난 계좌를 보여 달라는 것"이라며 "신뢰를 얻어 투자 유치를 하든 유료 강연 같은 영리활동을 하는 등의 그럴 목적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계좌를 보여 달라는 것은 기본적인 논리 자체가 부재한 것이고 자가당착"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저를 의심하는 분들에게 딱 한마디만 정중하게 드리겠다. 조급해하지도 초조해하지도 말라. 모든 건 시간이 지나면 뚜렷하게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5일 오전 올린 글에서도 "엊그제부터 저에게 수익계좌를 보여 달라고 아이처럼 떼를 쓰는 분이 계신데 황당하기 그지 없다"며 "제가 세상에 이름을 얻어 이를 통해 영리활동을 할 것이기에 그를 검증해 달라는 논리인데 모두가 알 듯 저는 지원사업을 포함한 모든 활동을 철저히 비영리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수익계좌를 보여준다는 것은 영리활동을 위한 사전포석과 같은 행위인데 앞뒤 논리 자체가 모순된다는 것을 모르시는 건지 참으로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검증은 이미 국가에서 몇해 전 해줬다"며 "국세청에서 '아름다운 납세자상'과 행정자치부에서 '국민포장' 수상을 제의했는데 당시 세금을 비롯한 저에 대한 모든 신원조회와 지원사업과 기부 활동에 대한 공적 심사를 마쳤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박씨는 "수상을 정중히 고사하긴 했으나 그토록 원하시는 검증을 충분히 가졌으니 (신씨) 일상에 집중하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대에 장학기금 6억원 기탁을 약속한 경북대 학생 박철상씨(오른쪽) [사진 전남대]

전남대에 장학기금 6억원 기탁을 약속한 경북대 학생 박철상씨(오른쪽) [사진 전남대]

박씨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른 뒤 과외로 번 돈 등 1000만원으로 주식 투자를 해 10년 만에 거액을 벌어 '청년 버핏'으로 불린다. 그는 자산 운용으로 얻은 수익 일부를 모교인 경북대를 비롯해 학교 및 사회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회에 환원한 금액은 24억여원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씨와 박씨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방을 벌이는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며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신씨는 박씨와의 SNS 공방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자 "박씨의 명예를 훼손한다거나 근거없는 이야기로 일을 키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박씨가 400억 계좌를 인증할 경우 당초 1억 기부를 약속했으나 현재는 3억으로 그 금액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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