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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휴가를 놓고 '출장 같다'는 말이 나오는 까닭

중앙일보 2017.08.05 13:43
文, '안보'에 중점 둔 휴가 일정 소화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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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박 7일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5일 청와대로 복귀했다. 평창 겨울 올림픽 홍보 차 평창에서 하루를 묵은 뒤 경남 진해에서 나머지 휴가를 보낸 문 대통령의 일정을 놓고 인터넷에서는 '이상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휴가'가 아니라 '출장'을 다녀온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문 대통령이 보낸 6박 7일은 휴가일까 출장일까? 문 대통령 휴가 일정을 따라가 보자.

 
# 7월 30일 - 강원도 평창 올림픽 시설 방문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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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휴가 첫 일정으로 강원도 평창을 찾아 평창 겨울 올림픽 시설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이 내년에 있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끌어내기 위해 휴가지로 평창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 7월 31일 - 평창 오대산 등반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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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강원도 평창 오대산을 등반했다. 6~7명의 수행원이 함께 있었고 김 여사는 없었다고 한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 대통령이 등산하는 시민들과 함께 사진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다음날(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한 시민은 사진을 찍을 때 대통령 경호가 삼엄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옆에 가로막는 수행원도 없었고 정말 편안하게 같이 찍었다"면서 "시민들이 불편 안 느끼게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경호가 이뤄져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측은 SNS를 통해 "가랑비에 옷이 젖고 땀에 흠뻑 젖은 대통령의 모습과 즐거워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시민이 SNS를 통해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고 1일 밝혔다.
 
# 8월 2일 - 경남 진해서 인도네시아 국방 장관 접견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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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진해 해군기지 공관에서 리야미잘드 리야꾸두 인도네시아 국방 장관을 접견하고 양국 간 국방 현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이 방한한 외국 장관을 휴가지에서 만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리아미잘드 장관이 문 대통령 휴가지인 경남 진해를 방문해 방산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리아미잘드 장관은 이날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측에 잠수함을 인도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산 고등훈련기 T-50과 잠수함을 수입하는 등 한국과 긴밀한 방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8월 3일 - 해군기지 찾아 군 장병 격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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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사령부 인근에 있는 잠수함 사령부와 안중근함을 방문했다. 이에 앞서 거북선 모형함을 방문하러 가던 중에는 우연히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여름 훈련 모습을 발견하고 버스에서 내려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다. 잠수함 사령부와 안중근함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현황을 청취하고 장병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 창설된 잠수함사령부는 1200톤급과 1800톤급 잠수함 10여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그 중 안중근함은 1800톤급 잠수함으로 작전 운용되고 있는 함정이다. 이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안중근함 내부에 들어간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6박 7일 일정 동안 청와대 SNS를 통해 밝혀진 그의 일정만 해도 3건(등산 제외)이다. 이를 접한 네티즌은 "옷만 갈아입은 출장" "저게 무슨 휴가야. 출장이지" "휴가를 빙자한 출장이다" 등과 같은 의견과 "제대로 쉬셔야 한다" 등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내놨다.
 
당초 문 대통령은 이번 휴가에서 '쉼'을 온전히 실천하고 올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로 문 대통령 휴가 계획엔 차질이 생겼고, 29일 떠나기로 했던 계획은 하루 늦춰졌다. 
 
북한의 도발이 커진 상황에서 휴가를 떠난 문 대통령의 등산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야당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가하게 등산하고 그 사진을 SNS에 올리는 등 소위 '이벤트 쇼' 정치를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대통령과 함께 안보까지 휴가를 보낸 문재인 정부의 무개념 안보의식과 국정운영이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역시 "휴가를 빨리 중단하고 복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의 휴가 일정은 공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군사시설과 해군기지 등을 방문하며 안보 공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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