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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김순근의 간이역(4) 휴가지서 만나는 반가운 야생화들

중앙일보 2017.08.05 09:00
즐거운 휴가시즌이다. 평소 주말여행은 가족 몇몇이 오붓하게 떠나는 경우가 많지만, 휴가 땐 대가족이 움직인다. 그래서 아이들과 갖는 시간도 많아진다. 휴가지에는 요즘 다양한 여름꽃들이 한창이다. 아이들과 손잡고 산책하다 보면 예쁜 꽃들이 눈에 들어올 게 분명하다. 

꽃마다 스토리 풍부, 아이들에게 얘깃거리 소재
개망초, 구한말 일본서 전래된 '나라 망하게 한 꽃'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저게 무슨 꽃이에요?”라고 물어올 것에 대비해 휴가지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름꽃들에 대해 미리 알아두자. 분명 기억에 오래 남을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원추리


 
원추리. [사진 김순근]

원추리. [사진 김순근]

 
요즘 산이나 도심 공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 색깔과 모양에 따라 각시원추리, 왕원추리, 노랑원추리 등의 이름이 있지만 그냥 원추리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원추리는 노란색 꽃과 노란색 바탕에 붉은색을 두른 꽃 등 두 종류다. 
 
원추리 꽃을 보면 꽃 주변에 포진해 있는 꽃봉오리 상태의 예비 꽃들이 달려있다. 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지만 줄기에 계속 다른 꽃이 달리며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꽃이 마치 멀리 바라보는 모양으로 피는데,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이다.
 
 
원추리. [사진 김순근]

원추리. [사진 김순근]

 
 
참나리
 
 
참나리. [사진 김순근]

참나리. [사진 김순근]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여름이면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다. 야생화지만 가정에서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운다. 참나리는 꽃잎이 뒤로 말린 채 아래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 처녀가 수줍어하며 고개를 떨군 모양새다.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이다. 
 
붉은색 꽃잎엔 온통 자주색 점들 투성이어서 마치 얼굴에 주근깨가 잔뜩 낀듯하다. 꽃 밖으로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길게 나와 있다. 그런데 이 암술과 수술이 수정을 해 꽃에 씨(주아)가 달리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 잎 겨드랑이에 콩알처럼 까맣게 달린다. 
 
 
개망초/망초
 
 
개망초. [사진 김순근]

개망초. [사진 김순근]

 
6~8월을 전후해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국화과 꽃이다. 빈 땅에는 어김없이 개망초가 피어난다. 개망초는 이름과 관련된 의미있는 스토리가 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것이다. 개망초와 망초는 크기가 거의 비슷한데 꽃피는 시기가 조금 다르다. 개망초는 6~8월에 피고 망초는 보다 늦은 7월부터 피기 시작해 9월까지 볼 수 있다. 
 
개망초는 꽃 모양이 마치 계란 프라이처럼 생겨 ‘계란꽃’이라고도 불리고, 일제 강점기때 일본에서 들여온 귀화식물이어서 ‘왜풀’이라고도 한다. 구한말 개화기때 망초가 개망초보다 먼저 들어왔는데, 전국에 빠르게 퍼지면서 생소한 꽃을 피웠다. 
 
공교롭게도 이때부터 국운이 기울기 시작해 나라를 망하게 하는 꽃이라 생각했을 만도 하다. 그래서 ‘망국초’로 불리다고 망초가 됐다고 전해진다. 개망초는 일본에서 전해졌다고 해 망초에 ‘개’자를 붙였으니 나라를 강탈한 일본에 대한 반감이 느껴진다.
 
 
금계국
 
 
금계국. [사진 김순근]

금계국. [사진 김순근]

 
요즘 길을 가다가 한번쯤 봤을법한 꽃이다. 꽃이 코스모스처럼 생겨 새로운 품종의 코스모스인줄 착각하기도 한다. 코스모스꽃에는 노란색이 없으니 코스모스를 닮은 노란꽃은 금계국이라고 보면 된다. 국화과 꽃으로 꽃 모양과 색이 멀리서 보면 관상용 조류인 금계(金鷄)의 황금색 머리깃과 같아 금계국(金鷄菊)이라 명명됐다고 한다. 
 
6~8월 꽃을 피우는데 개화 기간이 길고 노란색 꽃이 눈에 잘 띄어 자치단체에서 공원이나 도로변에 코스모스처럼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바람에 살랑이는 꽃이 햇살을 받으면 더욱 눈부신 황금빛을 내 보는 이의 기분을 상쾌하게 하는데, 꽃말도 ‘상쾌한 기분’이다.
 
 
금계국. [사진 김순근]

금계국. [사진 김순근]

 
 
무궁화와 부용
 
 
무궁화. [사진 김순근]

무궁화. [사진 김순근]

 
무궁화는 나라꽃이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듯. 그런데 무궁화와 판박이인 꽃이 있으니 바로 ‘부용’이다. 둘다 아욱과 관목이어서 그런지 닮아도 너무 닮았다. 7~10월에 꽃을 피우는 등 개화기도 같아 덜 알려진 부용이 무궁화로 오해받기도 한다.
 
꽃 색깔은 무궁화가 흰색, 파란색 등 다양한데 비해 부용은 엷은 홍색이다. 무궁화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꽃으로, 부용은 중국이 원산지이지만 전문가가 아니면 잎을 보지않고서는 구분하기 어렵다. 무궁화 잎은 폭이 좁고 작은데다 잎 중간에서부터 톱니처럼 세 개로 갈라지는데, 부용 잎은 마치 작은 깻잎처럼 넓적하게 생겨 확연하게 구별된다. 
 
꽃 크기와 나무 높이로도 구별이 된다. 무궁화꽃이 지름 7~8cm고, 부용은 이보다 다소 큰 10~13cm. 무궁화가 높이 3m까지 크는데 비해 부용은 1~3m로 작다.  
 
부용. [사진 김순근]

부용. [사진 김순근]

 
 
닭의장풀
 
 
닭의장풀. [사진 김순근]

닭의장풀. [사진 김순근]

 
개망초도 어디서나 빈 공터만 있으면 피는 흔하디 흔한 풀인데, 이에 쌍벽을 이루는 잡초가 닭의장풀이다. 닭장풀, 닭의 밑씻개라고도 불리는데서 알수있듯 닭과 관련되어 있다. 때문에 2017년 정유년 닭띠해에 관심을 끌만도 했지만 아쉽게도 묻혔다. 
 
닭장풀 등 닭과 관련된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열악한 닭장아래에서 살아남은 질긴 생명력 때문이다. 닭장 아래에는 항상 닭똥이 수북히 쌓인다. 닭똥엔 질소나 인산이 많아 거름이 되어 풀들이 잘 자랄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지만 시도때도 없이 줄줄 쏟아지는 점액질 닭똥 세례 속에 잡초도 견뎌낼 재간이 없다. 그런데 유독 꿋꿋하게 자라는 풀이 있었으니 이게 바로 닭의장풀이다. 
 
 
닭의장풀. [사진 김순근]

닭의장풀. [사진 김순근]

 
이같은 질긴 생명력을 무기로 삭막한 콘크리트의 도심 건물이나 아스팔트 주변 등 구조물 빈틈에도 어김없이 뿌리를 내린다. 보통 7~8월에 하늘색 계통의 꽃을 피우는데 요즘은 봄, 가을에도 꽃이 핀다. 닭의장품은 요즘 이름세탁중이다. ‘달개비’라는 깜찍한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보면 흔한 잡초일지 몰라도 가까이 다가가 꽃을 찬찬히 살펴보면 달개비라는 이름이 더 어울린다. 작고 앙증맞은 꽃이 보면 볼 수록 예쁘다. 발에 밟히고 미관을 위해 수시로 뽑히는 닭의장풀, 달개비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친근한 꽃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순근 여행작가 sk4340s@hanmail.net
 
 
[제작 현예슬]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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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근 김순근 여행작가 필진

[김순근의 간이역] 은퇴는 끝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걱정과 두려움도 있겠지만, 성공의 성취감은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간이역’은 도전에 나서기 전 잠시 쉬어가는 곳이다. 처음 가는 길은 먼저 간 사람들이 겪은 시행착오 등 경험들이 큰 힘이 된다. 성공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한 이들의 경험담과 조언을 공유하고, 좋은 힐링 여행지를 통해 도전에 앞서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알차게 보내며 막연한 두려움을 씻어내고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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