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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북 1차 ICBM 발사 직후 “대북 전단 살포 개선방안 찾아보라”

중앙일보 2017.08.05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4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 직후 자신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시스템적으로 개선할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정치권 “금지법 추진하나” 의구심
대통령 야당의원 시절부터 소신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는 알 수 없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대북 전단 살포로 인해 우발적 충돌이 일어났던 사례 등을 언급했다”며 “입법 조치까지는 아니지만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그동안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도발’로 보고 전단 살포 지점을 “원점 타격하겠다”고 위협해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대북 전단 살포를 막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7월 중순께로 북한의 화성-14형 2차 발사(7월 28일) 이전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7·6 베를린 구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제시하며 “군사분계선에서의 상호 적대행위를 중단하자”고 말했었다. 이 관계자는 “당시에는 7월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ICBM인지 ICBM급인지 확인이 안 됐던 상황”이라며 “이후 미사일 발사가 한 차례 더 있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이 지금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시가 문 대통령의 오랜 생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의원 시절이던 2014년 11월 동료 의원 27명과 함께 ‘대북 전단 중단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었다. 또 야당 대표 시절인 2015년엔 여당을 향해 북한인권법 처리를 위한 조건으로 대북 전단 살포 금지를 내걸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대북 전단 살포 금지법을 만들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왔다. 현행법으로는 주민 안전 문제 등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전면적으로 막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야권에선 정부가 입법 등 조치를 통해 전단 배포를 전면 금지시키려는 건 대북 심리전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북 민간 단체들은 전단 살포는 “표현의 자유”라고 맞서고 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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