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검 vs 삼성 '최후 결전'···핵심 쟁점은 '정유라 지원'

중앙일보 2017.08.04 21:38
서울중앙지법에서 4일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변호인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지난 4월에 시작한 공판은 이날까지 52차례 진행됐다. 이제 남은 것은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7일)과 선고(날짜 미정) 뿐이다.
 

7일 결심 앞두고 양측 마지막 공방 벌여
박 전 대통령 '정유라 지원' 요구 여부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공모' 성립 다퉈

이날 양측은 ‘정유라씨 승마 지원’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다. 핵심 쟁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씨에 대한 지원을 요구했는지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 성립 여부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첫 독대(2014년 9월) 때부터 삼성이 대한승마협 회장사를 맡아 승마 선수들에게 좋은 말도 사줄 것을 요구했다”며 “갑자기 잡힌 독대에서 비인기 종목인 승마 선수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을 듣는다면 상식적으로 정씨 지원에 대한 것으로 인식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진술 조서를 제시하며 “김 전 차관은 2015년 6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정씨를 언제든지 지원할 준비가 됐는데 애를 낳아서 상태 좋아지면 언제든 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재판부에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특검팀이 작성한 공소장을 보면 2014과 2015년 독대 땐 ‘정유라 지원’ 언급이 없고. 유일하게 2016년 독대 때만 나온다. 그런데 독대 당사자인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있고, 이날 작성된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에도 ‘승마’란 단어만 있을 뿐 정유라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맞섰다.  
 
또 “김종 전 차관 진술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있다”며 “(출산 후 지원 관련) 말을 들었다는 건 김 전 차관이 유일하고, 당시 김 전 차관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 여부 결정을 기다리는 중 특검팀에 가서 조사 받았기 때문에 (신빙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중앙포토]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중앙포토]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관계 성립 여부도 핵심 쟁점이었다. 두 사람에게 제3자 뇌물죄가 아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주요 근거이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2015년 박 전 대통령과의 두 번째 독대 직후 삼성이 최씨의 대리인이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와 협의를 시작했다. 공모 관계를 보여주는 부분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받은 박 전 대통령에게 금품이 귀속되거나,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경제적 공동체라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며 “금품이 박 전 대통령에게 귀속됐다는 증거도 없고, 박 전 대통령이 사적 영역에서 최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더라도 두 사람을 경제적 공동체로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삼성 측은 또 전직 대통령들의 가족이 금품을 받은 사건을 예로 들며 “역대 정부에서도 대통령의 아들, 형 등이 금품을 수수해 알선수재로 처벌 받았지만 돈을 주고 청탁한 사람은 우리 형법 상 (규정이 없어) 처벌 받지 않았다”며 “심지어 아무런 청탁하지 않은 삼성이 왜 뇌물죄로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승마 지원이 정당했다는 것이 아니다. 삼성이 많은 사람에게 실망감 주고 사회적 역할 못 했다는 점은 반성한다. 하지만 정당하지 않으면 다 뇌물인 것이냐”고 특검팀의 기소 내용을 지적했다.  
 
삼성이 승마 지원을 위해 용역 계약을 맺은 ‘코어스포츠’의 실체를 두고도 양측이 첨예하게 맞섰다. 코어스포츠는 최씨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로, 회사의 실체와 계약의 유효성 등이 인정될 경우 삼성의 지원금을 뇌물 보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코어스포츠는 영업 실적이나 전문 용역 인력 등 실체가 없는 최씨 소유 회사였다”며 “정씨 때문이 아니면 삼성이 이런 회사와 계약할 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정씨도 법정에서 ‘대회 출전 시 직원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증언했고 박원오 전 전무 e메일 등을 보면 여러 사업을 계획한 흔적이 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오는 7일 특검팀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후 변론, 피고인의 최후 진술 등이 진행되는 결심 공판을 열고 재판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선고는 통상 결심에서 2~3주 뒤에 내려진다.  
 
김선미ㆍ박사라 기자 calli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