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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0일 운전하고 연봉 6000만원 받는 '신의 직장'은?

중앙일보 2017.08.04 20:06
제주도교육청. 연합뉴스

제주도교육청. 연합뉴스

제주도교육청이 고용한 서울 주재 운전원이 자택 근무에다 1년에 50일만 일하고도 6000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아 "'신의 직장'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 감사위, 종합감사 결과 발표
"도교육청 서울 운전원 관리 허술" 지적

파견 관리 엉망…성과상여금은 최고등급
총무과에 '부서경고'…"개선방안 마련" 주문

제주도 감사위원회는 4일 "제주도교육청의 서울 주재 운전원 A씨(운전 6급)에 대한 복무 관리가 부적정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감사위가 올해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 도교육청은 1993년 12월 교육감 등이 서울에 출장갈 때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A씨를 고용했다. 3년간 파견 근무 형태였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1996년 12월 A씨의 파견 기간이 끝났는데도 지난 5월까지 20여 년간 서울의 자택에 대기하면서 교육감의 서울 출장이나 각 부서에서 필요한 때에 운전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도교육청은 A씨에 대해 파견 기간을 연장하거나 재택 근무 명령을 하지 않았다.
A씨는 내년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왼쪽)이 지난달 1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제주시 하니크라운호텔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왼쪽)이 지난달 14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제주시 하니크라운호텔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연간 평균 근무 일수 299일 가운데 50일 정도만 관내·외 출장을 갔다. 연간 정상 근무 일수의 17%에 해당하는 기간만 운전 업무를 본 것이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A씨가 나머지 249일 동안 어떻게 근무했는지 복무 상황을 확인하지 않았다. 특별휴가를 제외한 휴가내역은 아예 없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A씨는 여느 운전직 공무원과 같은 급여를 지급받았다. 그가 지난해 받은 연봉은 6645만2000원이다. 성과상여금도 최고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  
 
도 감사위는 "A씨의 경비 지출 방식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세출예산 집행 기준에 따르면 일반운영비와 업무추진비·재료비(유류비) 등은 의무적으로 법인카드를 써야 한다. 그러나 A씨는 개인 신용카드와 현금을 사용한 뒤 일상경비 지정계좌에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본인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10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제주도교육청과 바른정당 제주도당 관계자들이 정책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제주도교육청과 바른정당 제주도당 관계자들이 정책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도 감사위는 A씨의 복무 관리를 소홀히 한 데 대해 공무원 복무 관리를 총괄하는 도교육청 총무과에 부서 경고를 내렸다. 또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에 대해서는 현행 근무 체계에 대한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도 감사위는 "서울 주재 운전원이 매년 200일 이상 아무런 공적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채 자택 근무를 하는데도 급여를 지급해 인력 및 재정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다른 직원들에게 상실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도교육청 총무과 관계자는 "관련 규정에 따라 1주일에 1회 대면 확인을 통해 복무 관리를 해야 하지만 제주도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면서도 "A씨는 운전 업무 외에도 도외 행정 업무를 지원하는 등 성실히 근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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