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철수, 3시 전당대회 출마 기자회견…반대 의견 많은 데 왜 나올까

중앙일보 2017.08.03 13:15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3일 오후 3시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국민의당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치며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비대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치며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뒤 국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전당대회 출마는 당초 안 전 대표의 선택지가 아니었다. 대선 패배 후 자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스스로도 지난 7월 초 "자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당내 의원 다수도 반대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런 안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국민의당 상황과 자신의 정치적 입지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①정동영ㆍ천정배 불안론=국민의당 전당대회에 나선 정동영 의원과 천정배 의원은 모두 호남 중진 의원에 개혁 성향이 강하다. 특히 정동영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으로 가야 한다”고 하고 있다.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도 문제다. 국민의당은 그동안 호남 눈치를 보다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들어왔다. 두 후보 모두 “민주당의 통합은 없다”고 했지만 당에서는 “정 의원이 대표가 되면 민주당과 더 밀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안 전 대표의 출마설의 바닥에는 정동영 공포증이 깔려 있다"며 "안 전 대표 출마를 만류하는 인사들도 그래도 정동영ㆍ천정배 의원이 당 대표가 되는 것보다 낫지 않냐는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 앞에서 안철수 전 대표 지지자들이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하며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당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 앞에서 안철수 전 대표 지지자들이 안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하며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당 관계자가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②다당제와 지방선거=안 전 대표는 대선기간 중에도 다당제 구도의 성립을 자신과 국민의당의 정치적 성과로 꼽았다. 안 전 대표에게 출마를 권유하는 이들은 다당제 구도의 존속을 주된 이유로 안 전 대표를 설득하고 있다. 이들은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결국 양당제로 돌아갈 것"이라며 "강력한 리더가 나와 국민의당을 이끌어야 당을 지키고, 지방선거에서도 선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 전 대표도 최근 민주당과의 차별성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바른정당과 연대를 주장하는 세력들도 안 전 대표 출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로 비호남권 의원이나 지역위원장들이다. 안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원외지역위원장은 “바른정당과의 정책 연대로 시작해 선거 때 선거연대로 확대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그림”이라며 “안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 바른정당과의 연대ㆍ통합론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른정당과의 연합 혹은 중도ㆍ보수 행보는 호남 지역에서 반발을 살 수도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출마해 바른정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 호남표가 흔들리고, 반대를 택할 경우 비호남 표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만큼 고민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③불안한 당내 입지=안 전 대표가 재등판을 고려하는 현실적 이유 중 하나는 당내 불안한 입지다. 국민의당은 안 전 대표가 간판 역할을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호남 중진들의 당을 주도하는 모순을 겪어 왔다. 지난 1월 안 전 대표가 측근인 김성식 의원을 원내대표로 밀었다 실패한 게 대표적 사례다.  
현재는 안 전 대표의 당내 권력 기반은 더 취약해진 상황이다. 대선 패배의 원인으로 안 전 대표의 리더십을 거론하는 의원들도 많은 상황이다. 다른 대선주자들처럼 당과 거리를 둔 채 칩거를 하다가는 돌아올 공간이 없다는 위기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 의원 등이 당 대표가 되면 당에서 자신의 색깔이 완전히 지워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국민의당 의원은 "안 전 대표도 자신의 뜻을 잘 아는 인사를 내세워 당을 끌고 가고 자신은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이지만 마땅히 내세울 대리인도 없는 게 안 전 대표의 현 상황이다"고 말했다.  
 
④단기 당대표 트라우마=안 전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과 국민의당에서 대표를 지냈다. 두 차례 모두 전당대회가 아닌 창당과정에서 추대로 대표가 됐다. 대표를 지난 기간도 모두 4개월 정도다. 새정치연합 때는 재보궐선거 패배로, 국민의당 때는 홍보비 리베이트 사건으로 물러났다. 특히 국민의당 때는 총선에서 선전한 후 2달도 안 돼 당 대표를 내려놓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한다.  
안 전 대표 측근은 “총선 후 당의 시스템을 만들 시기에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며 당을 자기가 원한 그림대로 못 끌고 간 데 대한 아쉬움 있는 것 같다”며 “당의 창업자이자 얼굴로 이번 지방선거까지 당을 이끌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