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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 중 10명이 전직 각료...안정감 중시한 아베 개각

중앙일보 2017.08.03 12:42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3일 19명의 각료 가운데 14명을 교체하는 대폭 개각을 단행했다. 이번 개각은 아베의 독선적 국정 운영과 잇단 스캔들로 자민당이 도쿄도 의회선거에서 참패하고 내각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여론 반전을 꾀하기 위한 차원이다.  
 

요직인 아소 재무상과 스가 관방장관은 유임
‘고노 담화’의 고노 전 관방장관 아들 외상 기용
기시다 외상은 자민당 정조회장 옮겨 후계 준비
“쇄신감 부족” 지적도...지지율 반전 지켜봐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는 개각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등 6명은 유임시켰다. 총리 출신의 아소는 자민당 파벌 회장으로 아베와 가까운 사이이고, 정부 대변인 겸 총리 비서실장 격인 스가는 아베의 최측근이다. 두 사람은 2012년 말 아베 2차 내각 출범 이래 현직을 지키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와 내각 각료들. 왼쪽 위로부터 아베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법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일본 총리와 내각 각료들. 왼쪽 위로부터 아베 총리,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법무상,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문부과학상.[도쿄 교도=연합뉴스] 

 
 핵심 각료 2명을 유임시킨 것은 경험과 안정감을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가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전 방위상을 방위상에,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전 법무상을 법무상에 재기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체적으론 19명의 각료 가운데 10명이 각료 경험자다.  
 
 외상에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행정개혁담당상이 발탁됐다. 54세인 고노는 차세대 총리 후보로 1993년 군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 담화의 주역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관방장관의 아들이다.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인 ‘원전 제로 모임’의 공동 대표를 맡는 등 탈원전을 주창해왔다. 한국 정계와도 친분이 두터운 온건파로 한국 정책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 각료들. 왼쪽 위로부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요시노 마사요시(吉野正芳) 부흥상, 오코노기 하치로(小此木八郞) 국가공안·방재상, 에사키 데쓰마(江崎鐵磨) 오키나와·북방영토담상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1억총활약·과학기술상,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정권 각료들. 왼쪽 위로부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요시노 마사요시(吉野正芳) 부흥상, 오코노기 하치로(小此木八郞) 국가공안·방재상, 에사키 데쓰마(江崎鐵磨) 오키나와·북방영토담상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상,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1억총활약·과학기술상,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는 정치적으로 거리를 둬온 인사도 기용했다. 2015년 9월 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에 맞서 출마를 검토하다 포기했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전 자민당 총무회장을 총무상에 임명했다. 노다는 자민당의 대표적 여성 정치인으로 아베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노다의 총무상 발탁은 ‘아베 1강’ 체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해지자 당내 비주류도 끌어안겠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베는 이번에도 핵심 측근을 유임시키거나 요직에 앉혔다. 내각의 관방부장관을 지낸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경제산업상은 유임시키고, 역시 관방부장관 출신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1억총활약 담당상을 후생노동상에 기용했다. 아베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승인 문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관방부장관은 자민당 간사장 대행에 임명했다. 세 사람은 아베를 오래 보좌해온 핵심 측근들이다.  
 
 이날 함께 단행된 자민당 당직 인사에서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유임됐다. 당의 정책을 관장하는 정무조사회장은 아베 후임 총리 후보 중 한명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맡았다. 기시다 외상은 2차 아베 내각 발족 이후 4년반 이상 외상을 맡으며 아베 정권의 외교를 끌어왔다. 자민당 파벌 회장인 기시다는 아베가 지지율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도 아베를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밝혀 유임되거나 당의 요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아베는 이번 개각에서 기시다파 소속 의원을 4명이나 기용해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베는 기시다와 더불어 총리 후보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의 파벌 소속 의원 3명도 입각시켰다. 이는 차기 총리 후보들의 경쟁 구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총리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자민당 농림부회장은 수석 부간사장에 기용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당직을 개편한 직후 "아베 내각과 자민당에 대해 국민의 엄중한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것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새로운 포진으로 안정된 정치 기반을 구축해 정책을 진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번 당정 개편으로 하락세의 지지율이 반전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교도통신은 "각료 경험이 있는 베테랑을 끌어모은 것은 ‘절대 실패해서는 안된다‘는 총리의 위기감"이라며 "그러나 쇄신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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