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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황우석 사태…네이처 논문 철회하고 진위 검증 착수

중앙일보 2017.08.03 12:35
한춘위 허베이과기대 부교수가 지난해 네이처지에 신 유전자 편집기술을 다룬 논문을 발표한 뒤 실험실에서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중국과기보]

한춘위 허베이과기대 부교수가 지난해 네이처지에 신 유전자 편집기술을 다룬 논문을 발표한 뒤 실험실에서 중국 매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중국과기보]

지난해 새로운 유전자 편집기술을 발표하면서 주목을 받았던 중국 과학자가 스스로 논문을 철회하면서 중국판 황우석 사건으로 결론이 날 전망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3일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가 공식 성명을 통해 한춘위(韓春雨·43) 허베이(河北) 과기대 부교수가 2016년 5월 2일 네이처지에 게재한 논문 철회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펑파이는 한춘위 부교수가 자진해서 논문을 철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획기적 유전자 편집기술 발표한 한춘위 교수
네이처 논문 자진 철회…네이처·소속대 “진위검증”

한 부교수는 지난해 생물의 유전자를 정확하게 편집할 수 있는 새로운 유전자 편집기술(NgAgo-gDNA)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유전자 편집이란 유전체에서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 중 일부 DNA를 삭제하거나 수정해 염기서열을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유전자 편집 방식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확도가 떨어졌지만 한 교수 연구팀이 유전체 안의 임의 자리를 지정하고 효과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을 이용할 경우 모든 생물의 유전자를 정확하게 편집, 인류의 유전자 조종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에서 이를 ‘노벨상급’ 발견으로 평가하면서 한 부교수는 일약 ‘스타 과학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논문의 진위에 대해 중국 안팎에서 광범한 의문이 쏟아졌다. 한 부교수가 논문에서 서술한 방법으로 실험했지만 같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거듭됐다. 
 
호주와 미국, 스페인 학자들은 SNS를 통한 공개성명에서 한 부교수의 실험 결과를 검증할 수 없다며 해당 기술을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이어 베이징대, 중국과학원, 하얼빈공업대학 등 중국의 유명 생물학자 13명이 연명으로 해당 실험을 재현할 수 없다며 학술 조사를 청구하면서 논문 조작 논쟁으로 비화했다.
이에 네이처지는 지난 1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해 추가 조사를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년여간 논쟁이 이어졌지만 한 부교수는 실험 기록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실험용 세포가 오염됐기 때문에 재현이 불가능하다는 주장만 반복했다.  
한편, 허베이 과기대도 3일 공식 성명을 통해 한춘위 부교수의 해당 연구에 대한 학술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황우석 당시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사람의 난자에서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추출했다는 내용을 2005년 『사이언스』지에 실었다가 논문 조작 파문이 일어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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