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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수달, 우리 동네엔 없나?…전 국토 63%에 서식

중앙일보 2017.08.03 12:00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전국토의 63%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전국토의 63%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다.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수달이 우리 국토의 절반 넘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서식분포 현황 조사
전국을 10㎞ x 10㎞ 격자로 나눠 분석

수질 양호한 농경지·산림이 주요 서식지
백두대간 따라 집중적으로 분포 형태

조건 갖추면 인구 많은 도시에도 살아
이웃 일본에서는 1980년대 초에 멸종 확인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3일 멸종위기종인 수달의 서식분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 국토의 63% 지역에서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맑은 물이 흐르는 등 서식 조건만 적당하다면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도 수달이 살아갈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결론은 2010년 전국 4000여개 지점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달 서식 실태 조사 결과를 재분석한 덕분이다. 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연구팀은 전국을 10㎞ X 10㎞ 크기의 격자 1074개로 구분하고, 격자별로 수달의 개체 수나 배설물·발자국 등 정보를 기록했다.
 
그 결과, 전체의 63%인 680개 격자가 수달 서식지로 확인된 것이다.
전국 지자체별 인구밀도와 수달 분포지도. 붉은 점은 수달 서식이 확인된 지점. 바탕의 색깔이 짙을수록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서울과 제주 지역에서는 수달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전국 지자체별 인구밀도와 수달 분포지도. 붉은 점은 수달 서식이 확인된 지점. 바탕의 색깔이 짙을수록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서울과 제주 지역에서는 수달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다. [자료 국립생물자원관]

이번 조사에서 전국에 수달이 몇 마리 정도 분포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구팀 조영석 박사는 "10㎞ X 10㎞ 크기의 격자로 구분하는 것은 유럽 등지에서 표준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인데, 일반적으로 수달의 활동범위가 직선으로 13~15㎞ 정도인 점을 고려한 것"이라며 "격자별로 여러 지점에서 조사해 수달 서식 여부를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수달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기 위해 토지 유형, 기온, 강수량 등 자연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토지가격, 교통량, 주택밀도 등 인위적인 요소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경남 등지에 수달이 폭넓게 분포했다. 반면 서울과 제주에서는 수달이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인천도 영종도를 제외하면 서식지가 없었다.
 
또 경기도는 북부와 동부 지역에서만 수달이 나타났고, 충남에서도 수달 분포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연구팀의 조 박사는 "수달 서식지 분포가 언뜻 봐서 백두대간과 유사하게 보이는데, 높은 고도가 중요한 요인이라기보다는 백두대간 주변지역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고,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유류 중에서도 지능이 높은 수달은 사람들을 덜 무서워하면서 도시에서도 살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포유류 중에서도 지능이 높은 수달은 사람들을 덜 무서워하면서 도시에서도 살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이에 따라 수달의 서식 최적지는 수질이 양호한 농업지역 혹은 산림지역으로 확인됐다. 농업·산림지역의 대표적인 수달 서식지로는 경북 봉화군과 전남 구례군이었다.
또 도시지역 중에서는 경남 진주시와 경북 경산시 등이 대표적인 수달 서식지로 꼽혔다. 특히 수질이 양호하고, 토지가격 낮고. 교통량이 작다는 조건을 만족하면 도시 지역에서도 수달이 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주택밀도나 인구수 자체는 수달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라시아수달이다. 유럽에서부터 한반도까지 널리 분포한다. 이웃 일본에 서식하던 '일본수달'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사냥 등으로 1980년대 초 멸종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라시아수달이다. 유럽에서부터 한반도까지 널리 분포한다. 이웃 일본에 서식하던 '일본수달'은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사냥 등으로 1980년대 초 멸종됐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수달은 물에서 먹이를 얻기 때문에 수질은 중요한 요인일 수밖에 없다. 또 토지가격이 높다는 것은 개발 압력이 높아 하천 주변 수달 서식지가 원래 형태를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통량이 많다는 것은 수달의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인 동시에 로드킬(road-kill)로도 이어질 수도 있어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결국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이라도 수질이 양호하고 서식지 파괴 같은 인위적 영향이 적다면 수달과 사람이 공존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조 박사는 "수달이 포유류 중에서도 영리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별로 해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고, 사람들 사는 곳에 접근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구체적인 수달의 개체수를 파악하기 위해 내년부터 추가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담비나 삵에 대해서도 서식지 분포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웃 일본에서는 1980년대 초반 수달이 발견된 이후 자취를 감춰 멸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 멸종된 수달은 유전자 분석 결과, 유럽~한반도에 널리 분포하는 수달(유라시아 수달, Lutra lutra)과는 종이 다른 '일본수달(Lutra nippon)'인 것으로 보고됐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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