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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이정택의 당신도 CEO(5) 닭 튀길수록 적자인 가게, 흑자로 바뀐 비결은?

중앙일보 2017.08.03 12:00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 심장일까? 뇌일까?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이다. 참을 수 없는 두통과 치통을 겪는 그 순간은 통증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는 나아갈 길이 없다고 생각하면 그 길은 느닷없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안전한 곳은 없다. 이것으로 끝이라 생각하면 종말만 있을 뿐이다. 
 

시장통 골목 치킨 집 배달 전문점 변신
만년 적자에서 하루 매상 85만원 대박

두려워하면 패배하고 파멸하고 만다. 곤경에 빠져 있기 때문에, 상황이 너무 나쁘게 때문에, 역전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패배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 속에 두려움을 가지고 겁먹고 있을 때 자신에게 지고 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바로 ‘지금 여기’이다.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쪽잠 자며 알바 생활 
 
여름에도 내복을 팔아야 할 만큼 절박한 사연을 가진 울산의 조정희(49) 씨는 지난 10년 동안 하루 수면시간이 3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도록 일을 했다.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을 정도로 그녀의 아르바이트 이력은 줄이 길다. 주유소 알바, 원룸 청소, 꽃 배달, 선박 페인트칠, 보험 영업, 신문 배달, 분식집 주방보조, 채소 판매, 우유배달…. 쪽잠을 자면서 일을 하고 또 해도 생활은 나아지지 않았다.
 
 
10년 전 이혼한 후 두 아들을 혼자 힘으로 키웠다. 9평 남짓한 공간에서 돈 드는 일은 최대한 미루고,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하며 살았다. 7년 동안 아르바이트 2개씩 하면서 아이들 교육비로 모은 돈 2000만원이 조 씨 수중에 있는 돈 전부였다. 
 
큰 아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택했다. 2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측량보조로 일하며 받은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2000만원을 엄마 가게 얻는데 보태라고 내놨다. 친정 엄마는 공공근로로 모은 돈 2000만원을 지원해 주었다. 온 가족의 땀방울이 모인 돈으로 치킨 집을 열었다. 
 
막내도 빨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겠다고 한다. 거칠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는 엄마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겠다며 일찍 철든 아이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마음은 짠하다.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2016년 3월 창업 초기에는 월 순수익이 100만원정도 되었다. 닭을 튀길수록 적자만 깊어갔다. 조씨 자신의 인건비 조차 나오지 않다 보니 생활을 하려면 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오전 2시 30분에 시작한 우유배달이 끝나면 7시 30분.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의 아침밥을 차려주고 나서 밀린 집안일을 하고 10시 30분에 가게로 나갔다. 
 
장사는 안 돼도 문은 열어야 했다. 보통의 치킨 집에서 초벌 튀김은 20마리 정도가 정상이지만 조씨는 2마리만 튀겨냈다. 기약 없는 손님을 기다리며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닭을 튀기는 기름 값도 못 건지는 상황에서 탈출구가 절실했다. 그러나 조 씨는 절망해서 주저앉지는 않았다.
 
사연을 접한 ‘나도사장님’은 가족의 전 재산인 가게를 지키고 싶다는 조 씨의 절박함에 이입되어 어떻게 하면 생계 안정을 위한 탈출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를 깊이 고민했다. 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대입해 보기로 했다. 왜 쉼 없이 일하는데, 상황은 제자리걸음은 커녕 뒤쳐지는가를 짚어봤다. 조씨 가게와 가족의 상황을 점검했다.
 
조씨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아무리 일을 많이 해도 생활이 안돼 치킨 집을 인수했다. 업종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가게 상권분석과 본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고민은 깊지 않았다. 
 
40년 된 전통시장 골목 안에 있는 가게는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였고, 단골손님의 연령대가 높았다. 튀긴 닭은 지겹다는 단골손님이 요구하는 메뉴를 그때 그때 만들어주었고, 가게 콘셉트에는 어울리지 않은 메뉴판을 걸어 놓고 있었다.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 상권에서 돌파구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권리금도 못 받고 가게를 떠날 수는 없다는 조씨. 
 
그래서 ‘바로 여기’를 기점으로 새 출발해야 했다. 그러려면 시장 손님에게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반경 2km 이내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오피스 대단지 상권을 활용할 수 있는 배달 전문 브랜드라면 승산이 있다. 주변 상권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를 찾기로 했다.
 
배달로 가게 콘셉트 바꾸고 가게 새단장 
 
배달 음식 전문 프랜차이즈 ‘미스터 보쌈’으로 결정했다. 가게 오픈 예정 20일 전부터 조씨에 대한 실전 교육이 시작되었다. 첫 교육은 고기 삶는 것이었다. 가마솥 불조절로 식감과 육질을 살리는 것이 포인트.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야근을 자처하면서 조씨는 열심히 실전 교육을 받아 사장님으로 변신하고 있었다. <나도CEO>를 통해 얻게 된 새 출발의 기회를 뜨거운 의지로 움켜쥐었다. 꼭 성공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녀는 장사가 잘 돼 친정 엄마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었다.
 
 
가게도 묵은 때를 벗고 변신을 시작됐다. 전기배선과 환기, 배수 문제 해결을 위한 대공사가 진행됐다. 비좁고 칙칙했던 가게가 싹 바뀌었다. 집기와 기물을 전면 교체해 가게 분위기는 환해졌다. 주방 동선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 시장 골목 가게라는 단점을 장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고기 삶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가마솥은 밖으로 설치했다. 40년 역사의 재래시장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서도 차별화되는 가게로 거듭났다. 이렇게 해서 체인지업에 지원된 금액은 4370만원이었다.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울산 강남고등학교 씨름부 선수들의 시식행사 후 호평이 이어졌다. 드디어 본격 영업을 시작하는 날, 4시 30분부터 6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오픈행사를 했다. 시장 상권에선 애매모호한 시간대로 최악의 조건인 셈이다. 조씨는 그날 새벽 둘째 아들과 함께 가게 손님들에게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손 편지를 썼다. 주방, 전화응대, 방문손님, 배달 포장까지 1인 4역을 하며 오픈 행사를 마쳤다. 25만원을 목표액으로 잡았는데, 2시간 매출은 78만2000원을 기록했다. 오픈 이후 7일간 총매출은 596만5400원, 하루 평균 85만2200원을 달성하고 있다.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사진 JTBC '나도 CEO' 방송 캡쳐]

 
정씨는 도움주신 많은 분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꼭 자신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 
 
이정택 나도사장님 대표 jason.lee@imceo.kr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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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주 박상주 더,오래 팀 필진

은퇴하려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은퇴 준비 1년 일찍 시작하면 10년이 편해집니다. 그럼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고요? 정답은 여기 '더,오래'에 있습니다. 일단 읽어보시면 세상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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