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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시도에 최전방 유배까지…” 쏟아지는 공관병 제보

중앙일보 2017.08.03 11:13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중앙포토]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중앙포토]

노예 공관병 논란으로 박찬주(59)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이 1일 전역 의사를 밝혔음에도 새로운 의혹이 계속 쏟아지고 있다. 
 

노예 공관병 추가 제보 쏟아져
“내 부인은 여단장급인데 감히”
국방부는 공관병 폐지 검토

군 인권센터는 3일 박 사령관과 가족들의 부당한 ‘갑질’에 대해 추가 제보받은 내용들을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첫 의혹을 제기한 뒤 네 번째다. 군 인권센터 관계자는 “추가 제보들이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 인권센터가 받은 제보들에 따르면, 박 사령관이 육군참모차장이던 2015년 한 공관병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 사령관 부인이 찾으라는 물건을 찾지 못해 큰 질책을 들은 공관병이 이후에도 물건을 찾지 못하자 두려운 마음에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군 인권센터는 “나중에 확인해보니 해당 물건은 박 사령관 부부가 이전 근무지가 두고 와 공관에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전속부관이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제지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 사령관이 자신의 부인에게 밉보인 공관병을 최전방 부대로 ‘유배’ 보냈다는 제보도 있었다. 지난 2015년 박 사령관의 부인은 한 공관병에게 주방에 있는 밀폐 용기들을 가지고 오라고 했지만 용기들이 충분하지 않자 공관병에게 “(용기가) 더 있을텐데, 어디에 있느냐!”고 심하게 질책했다고 한다. 이에 공관병은 누적된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공관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전속 부관이 따라가 그를 데리고 들어왔다. 이 사실을 안 박 사령관은 전속부관들과 공관병들을 모두 불러 “내 부인은 여단장(준장) 급인데 이게 뭐하는 짓이냐. 전방에 가서 고생을 해봐야 여기가 좋은 데인 줄 안다”고 소리쳤다고 한다. 이후 해당 공관병은 최전방 부대(GOP)로 일주일 간 파견되었다가 타 부대로 전출되었다는 게 군 인권센터의 설명이다.
 
논란이 된 ‘전자 팔찌’ 사용에 대해서도 비슷한 제보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박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들에게 전자 팔찌를 상시 착용하게 한 뒤 수시로 호출해 온갖 수발을 다 들게 했다는 것이다. 물 심부름은 물론 과일 깎은 모양을 지적하기 위해 수시로 호출벨을 눌렀다고 제보자들은 주장했다. 군 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측은 전자 팔찌를 채운 적이 없다는 식으로 변명하고 있지만 새로운 제보자들도 일관되게 전자 팔찌를 상시 사용했다고 증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사령관은 1일 육군본부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박 사령관은 “지난 40년간 몸 담아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박 사령관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직후였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일 “군 인권센터가 국방부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했고 의혹 대상자가 대장급 장성이란 점을 고려해 국방부 감사관실이 직접 감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이 ‘침묵하는 것은 자중하려는 것이지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은 이런 추가 제보들에 의해 궁색한 변명이라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공관병 제도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자,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자신의 관사에 있는 공관병을 없애고 민간 인력으로 대체하라고 1일 지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송 장관의 뜻에 따라 공관병 제도 전반에 대한 폐지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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