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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피서객은 '투어형', 제주도 피서객은 '체류형'…빅데이터로 해운대 분석하면

중앙일보 2017.08.03 07:00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1만명 중 서울 강남구 주민은 98명, 경기도 성남시 주민은 86명, 대구 수성구 주민은 56명….
SK텔레콤은 휴대폰의 사용자, 위치 정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를 정교하게 산출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 28일~7월 30일) 사흘간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총 51만7000명, 송정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5만3000명이었다. [중앙포토]

SK텔레콤은 휴대폰의 사용자, 위치 정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를 정교하게 산출했다. 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 28일~7월 30일) 사흘간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총 51만7000명, 송정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15만3000명이었다. [중앙포토]

 

기존 '페르미 산출법' 대신 휴대폰 위치 정보 통한 빅데이터 분석
SK텔레콤 "연령대별, 거주지역별 동선까지도 쉽게 파악 가능해"
와이파이ㆍ블루투스 신호 활용해 촛불집회 참석 인원 집계하기도

SK텔레콤이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을 조사한 결과다. 예년 같으면 총 방문자 수만 알 수 있었지만 SK텔레콤과 넥스엔정보기술은 정교한 데이터를 산출하기 위해 휴대폰의 사용자, 위치 정보를 활용했다. SK텔레콤은 2일 해운대와 송정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와 사람들의 거주지 데이터, 행동 패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나 기업들은 페르미 산출법을 활용해 특정 장소의 방문객 수를 파악했다. 페르미 산출법이란 단위 면적당 인원으로 전체 방문객 수를 추정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같은 방식은 특정 시간대에 한 곳을 방문한 사람 수를 기반으로 추산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SK텔레콤은 이번 분석을 위해 해운대 주변 이동통신 기지국을 활용했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격자 모양으로 나눠서 각각의 공간에 미치는 이동통신 기지국 신호 세기를 측정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해당 구역 안의 핸드폰 숫자를 추정했다. 여기에다 통신사별 시장점유율, 휴대폰 전원을 끈 사람들의 비율, 휴대폰 미소지자 비율 등을 적용해 방문객 수를 최종 산출한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부산, 경남 주민을 제외하고 서울시 강남구(0.98%), 경기도 성남(0.86%), 경기도 수원(0.83%) 순으로 많았다.[자료 SK텔레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주말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부산, 경남 주민을 제외하고 서울시 강남구(0.98%), 경기도 성남(0.86%), 경기도 수원(0.83%) 순으로 많았다.[자료 SK텔레콤]

 
빅데이터 분석 결과 해수욕장 방문자들은 출신 지역별로 동선도 제각기 달랐다. 서울ㆍ경기에서 온 피서객들은 오후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뒤 저녁 식사나 관광 등으로 외부로 나갔다 밤이 되면 다시 해운대로 돌아오는 ‘투어형’이 많았다. 
 
반면 경남과 제주ㆍ세종시에서 온 피서객들은 하루 종일 해운대 주변 지역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을 즐겼다. 피서객들은 한번 해수욕장을 찾으면 평균 3시간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40대는 낮보다 밤에 해운대 주변에 머무는 경향을 보였다. 성수기에 20대~40대는 낮 시간인 13시에 가장 적었으며, 오후를 지나 저녁이 되면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20~40대는 낮 시간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기보단 해가 진 이후 바닷가에서 더위를 식히는 패턴이 강한 것이다.  
 
SK텔레콤 허일규 데이터사업 본부장은 “누가 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빅데이터를 실무에 적용할 것인지에 성패가 갈린다”며 “공공정책 의사결정 지원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및 창업자를 위한 곳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비성수기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은 2030세대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성수기에는 40대~50대 중년층 비율이 더 높았다.                                       [자료 SK텔레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비성수기에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은 2030세대가 가장 많았다. 그러나 성수기에는 40대~50대 중년층 비율이 더 높았다.                                       [자료 SK텔레콤]

부산시는 SK텔레콤의 방문객 숫자 집계를 바탕으로 축제 행태 분석, 대중교통 수요 분석 및 치안ㆍ응급구조인력 배치 등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예정이다. 
 
추교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운영팀장은 “효과적인 데이터 분석으로 피서객들을 위한 더 나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위치기반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공공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의 매출 추정, 입지 분석, 타겟 마케팅 등이 훨씬 용이해진다. 
조이코퍼레이션 최시원 대표가 이파이 신호를 분석해 매장에 몇 명이 머물렀는지 측정해 수치로 보여주는 '워크 인사이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중앙포토]

조이코퍼레이션 최시원 대표가 이파이 신호를 분석해 매장에 몇 명이 머물렀는지 측정해 수치로 보여주는 '워크 인사이트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중앙포토]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조이코퍼레이션은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등 휴대폰의 무선 신호를 분석해 매장 방문객이나 대규모 행사의 참여 인원을 분석한다.  
 
이 회사가 만든 ‘조이스퀘어’ 센서 하나를 점포에 설치하면 반경 50m 이내에 있는 사람들의 각종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근처에 접속 가능한 기기가 있는지 탐색하는 신호를 주기적으로 발송하는데 이 신호의 고유 값을 수집하는 것이다. 이 센서는 무선 신호를 이용하기 때문에 중복으로 집계하는 오류도 막을 수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센서를 토대로 고객의 매장 체류시간, 이동 패턴, 재방문율 등을 분석할 수 있다. 
 
만약 단골 고객이 많으면 전단지보다는 VIP 고객들을 위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유리하다. 또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하는 저렴한 상품을 늘리기보다는 재방문율이 높은 단골 고객들을 타깃으로 단가가 높은 상품 가짓수를 늘릴 수도 있다. 주변 유동 인구 데이터를 분석하면 가게의 영업시간도 효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조이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총 74만 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집회 참석 인원이 17만명, 집회 주최측은 60만명이 참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경우처럼 공공 기관에서 빅데이터를 행정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잇다. 경기도 성남시는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분당의 두 전통 시장을 분석했다. 점포 180여개의 직불,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점포 내 카메라를 통한 방문객 데이터를 취합한 것이다. 
 
시간대별ㆍ날짜별ㆍ업종별ㆍ층별 매출 분석을 통해서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알아냈다. 수내동의 돌고래시장은 오후 3~6시에 붐비고 금ㆍ토요일에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성남시는 또 유동인구 및 공공시설 위치, 지역별 이동통신사 데이터 사용량을 파악해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할 곳을 선정하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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