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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뒤로 가는 고, 뭐가 문제인고

중앙일보 2017.08.03 01:00 종합 24면 지면보기
골프 천재소녀로 불리던 리디아 고는 올해 스윙을 교정하고 캐디·클럽을 바꾼 뒤 부진하다. 지난달 US 여자오픈 에서 퍼트를 한 뒤 아쉬워하는 리디아 고. [베드민스터 AP=연합뉴스]

골프 천재소녀로 불리던 리디아 고는 올해 스윙을 교정하고 캐디·클럽을 바꾼 뒤 부진하다. 지난달 US 여자오픈 에서 퍼트를 한 뒤 아쉬워하는 리디아 고. [베드민스터 AP=연합뉴스]

최연소 신인왕. 85주간 세계랭킹 1위.
 

스무살 정체기 겪는 ‘골프 천재’
1년 넘게 우승 없고 최근엔 컷 탈락
85주간 1위 세계 랭킹 5위로 밀려

올초 캐디·클럽·코치까지 다 바꿔
너무 많은 변화 적응에 시간걸려

“무슨 일이 있어도 앞으로 나갈 것”
메이저 브리티시 오픈서 반전 다짐
오늘밤 개막 … JTBC골프 생중계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리디아 고(20·뉴질랜드)는 한동안 ‘천재 골프 소녀’로 통했다. 상당 기간 독주할 것 같았다. 그랬던 리디아 고가 슬럼프다. 지난달 31일 끝난 스코티시 오픈에선 컷 탈락했다. 최근 5개 대회에서 연속 10위권 밖이다. LPGA투어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게 지난해 7월 마라톤 클래식이다.
 
85주간 지켰던 세계 1위 자리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3위), 유소연(메디힐·1위)에게 차례로 내줬다. 지금은 렉시 톰슨(미국·2위), 박성현(하나금융그룹·4위)에게도 밀려 5위로 내려앉았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지난달 24일 ‘리디아 고, 무슨 문제가 생긴 거야’ 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답은 보이는 것보다 더 복잡해 보인다”고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드라이버와 아이언샷은 지난해와 비슷하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지난해 70.88%에서 올해 75.89%로 오히려 올랐다. 그린 적중률은 70.39%로 지난해(70.23%)와 비슷했다. 문제는 퍼트다. 지난해엔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에서 1.71개, 라운드당 퍼트수에서 28.31개로 모두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올해 각각 1.74개(3위), 28.92개(11위)로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최근 5개 대회의 평균 퍼트 수는 29.11개까지 늘었다. 아직도 정상급이지만 지난해처럼 압도적이지는 않다.
지난 4월부터 리디아 고와 호흡을 맞추는 캐디 피터 고드프리(왼쪽). [AFP=연합뉴스]

지난 4월부터 리디아 고와 호흡을 맞추는 캐디 피터 고드프리(왼쪽). [AFP=연합뉴스]

 
만 스무 살을 맞은 리디아 고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스윙코치와 캐디, 클럽 등을 모두 바꿨다. 잘 나가던 리디아 고가 가장 먼저 교체한 건 캐디다. 제이슨 해밀턴과 호흡이 잘 맞았는데 지난해 10월 교체했다. 리디아 고와 캐디 간에 생긴 문제가 아니라 리디아 고 캠프와 생긴 갈등이었다고 알려졌다. 스윙 코치는 통산 15승을 합작했던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에서 지난 2월 개리 길크라이스트로 바꿨다. 클럽은 드라이버, 웨지, 아이언, 퍼터까지 모두 PXG로 바꿨다.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고 할 정도의 모험이었다.
 
그런데 아직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임경빈 JTBC 골프 해설위원은 “최근 들어선 골프에 자신감을 잃었고, 정신적인 문제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리디아 고는 캐디·스윙·클럽이라는 3차 방정식을 풀고 있다. 그러다가 미궁에 빠지고 더 깊은 슬럼프로 들어가는 선수들이 허다하다. 골프계 관계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준 것 같다. 이럴 경우 문제가 어디서 생기는지 진단하기가 어려워진다”면서 “한 번에 모든 걸 바꿔보겠다는 욕심이 문제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스윙 교정을 하는 과정인데 몸에 익힌 오래된 습관이 자꾸 나와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리디아 고는 스스로 “퍼즐 조각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조각을 연결시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인내심을 갖는 게 지금으로선 (회복할 수 있는) 가장 큰 열쇠”라고 말했다.
 
임경빈 위원은 “타이거 우즈가 스윙 교정 등의 변화를 통해 2010·2011년 슬럼프를 겪다가 2012년에 3승, 2013년에 5승을 했다. 1년도 안 돼 많은 걸 바꾼 리디아 고가 금방 좋아질 순 없다. 몸에 완전히 익힐 때까진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리디아 고는 3일부터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 리코 브리티시 여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7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던 그는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내리는 스코틀랜드의 날씨와도 싸워야 한다. 2012년부터 브리티시 오픈에 출전한 그는 2015년 대회(공동 3위)를 제외하곤 한번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리디아 고는 스코티시 오픈을 마친 뒤 “바람이 어떻게 부는지 상관없이 자신있게 스윙하고, 퍼팅할 수 있어야 한다. 꿋꿋하게 앞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JTBC골프가 브리티시 여자오픈 1~4라운드를 생중계한다.
 
리디아 고는 …
 
● 생년월일 : 1997년 4월 24일
● 출생지 : 서울 (6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
● 국적 : 뉴질랜드 ● 키 : 1m65cm
● 주요 성적
LPGA 투어 통산 14승 (메이저 2승)
2014년 LPGA 신인상(최연소·17세7개월)
2015년 LPGA 올해의 선수상·상금왕
85주간 세계 1위(2015년 10월~2017년 6월)
2016 리우 올림픽 골프 여자 은메달
● 세계 랭킹 : 5위(2일 현재)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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