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택시운전사’속 실존인물 독일 기자가 남긴 유언

중앙일보 2017.08.03 00:17
‘택시운전사’가 2일 개봉한 가운데 영화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극중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Jürgen Hinzpeter)는 실존 인물이다. 지난해 79세로 별세한 그는 생전에 가족들에게 “죽어서 광주 망월동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 고인 뜻에 따라 힌츠페터 유품이 망월동 5.18 옛 묘역에 안치됐다.  
1980년 5월 광주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1980년 5월 광주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1980년 5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 일본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중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광주로 향했다. 기자의 신분을 숨긴 채 삼엄한 통제를 뚫고, 광주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은 그의 필름은 ‘기로에 선 대한민국’이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 방송됐다.
 
이러한 그의 노력은 국내의 삼엄한 언론통제 속에 알려지지 못했던 광주의 모습이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고, 이후 일명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게 된 그는 한국의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
 
故 위르겐 힌츠페터는 1997년 출간된 『5.18 특파원 리포트』를 통해 “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진실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진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 필름에 기록된 것은 모두 피할 수 없는 진실이다”라며 취재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1980년 5.18 당시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씨 추모식이 16일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에서 거행됐다. [프리랜서 오종찬]

1980년 5.18 당시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위르겐 힌츠페터 씨 추모식이 16일 광주 망월동 5.18 옛 묘역에서 거행됐다. [프리랜서 오종찬]

앞서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은 힌츠페터를 직접 만났었다. 당시 장 감독은 광주에 가게 된 특별한 사연이 있었냐고 힌츠페터에게 물었다. 힌츠페터는 “당연히 가야지. 그게 기자가 하는 일이다”라고 답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