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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폭염에 펑펑 터지는 버스 재생타이어…7대 광역시 중 사용률은 제일 높아

중앙일보 2017.08.02 15:51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시내버스의 재생타이어가 파열돼 멈춰서 있다. [사진 실시간대구]

지난달 대구 수성구에서 시내버스의 재생타이어가 파열돼 멈춰서 있다. [사진 실시간대구]

지난달 18일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역 인근 도로. 달서1번 저상버스 뒷타이어에서 '펑'하는 굉음이 들렸다. 순간 흰 연기가 버스를 에워쌌고 버스에 있던 10여 명의 승객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6일 뒤인 지난달 24일 오후 수성구 만촌동 남부정류장 인근. 수성3-1번 시내버스의 타이어가 파열돼 버스가 도로변에 멈춰섰다. 대구시는 재생타이어가 뜨거운 아스팔트의 열기를 받아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올 여름에만 세차례 재생타이어가 파열되는 사고가 있었다. 
 

대구서 올해만 3번 시내버스 재생타이어 폭발사고
재생타이어, '대프리카' 아스팔트 높은 온도 견디지 못해

대구 3개 중 2개 버스가 뒷바퀴 재생타이어 사용
경실련 "재생타이어 사용 못하도록 관련 규정 개정해야"

7대 광역시 중에서도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에서 재생타이어 사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회(경실련)가 대구시에 요청해 받은 ‘2016년 업체별 재생타이어 사용 현황’에 따르면 대구지역 26개 버스업체 1598대 시내버스 중 뒷바퀴에 재생타이어를 사용하는 버스가 1295대로 81%를 기록했다. 3대 중 2대 꼴이다. 서울의 경우 7413대 중 저상버스 3019대만 재생타이어를 사용하고 있다. 부산은 10대, 대전과 광주의 경우는 사용률이 0%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달걀프라이와 더위에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0일 오후 대구시 중구 계산동 현대백화점 대구점 앞에 달걀프라이와 더위에 녹아내린 라바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에 따르면 재생타이어는 순정타이어에 비해 내부 압력에 견디는 힘과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힘이 약해 펑크가 나기 쉽다. 고온 내구성도 새 타이어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는 대구지역에서 재생타이어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대구는 여름에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기온이 높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고도 불린다. 지난달 22일 대구의 온도계는 38.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평균국제폭염대응포럼에 따르면 대구 기온이 35도일 때 아스팔트의 온도는 60도까지 치솟는다. 
 
이렇듯 고온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는데도 대구지역의 대다수 시내버스 업체들이 앞바퀴만 순정타이어를 쓰고 뒷바퀴는 재생타이어를 사용한다. 재생타이어 가격이 순정타이어의 절반 정도로 저렴한 데다가 뒷바퀴 사용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서다. 여객자동차법 시행규칙에는 시내버스 앞타이어만 순정타이어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실련은 대구시가 운영 중인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표준운송원가 정비비 산정기준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표준 운송원가는 시내버스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연료비·차량정비비 등의 비용을 시내버스 1대당 1일 운행비용으로 환산한 금액이다. 이 중 타이어 부분에서 재생타이어가 아닌, 순정타이어를 써야 정비비를 제공하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청 전경.[사진 대구시]

대구시청 전경.[사진 대구시]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현행법상 규제가 불가능하더라도 시에서 운영하는 버스 준공영제를 개정하면 된다“며 ”규정에 순정타이어를 사용하도록 적시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재홍 대구시 버스운영과 주무관은 "지난해 81%에서 올해 66.9%로 뒷바퀴 재생타이어 사용 비중이 줄고 있다"며 "시에서는 버스 바닥에 환풍구를 만들도록 버스회사에 권고해 타이어쪽 기온을 낮춰 폭발 사고를 줄이는 등 다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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