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국토안보 보좌관인 톰 보서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로부터 이메일로 식사 초대를 받았다.
쿠슈너 명의로 식사 초대 메일 보내자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도 속아넘어가
앙숙인 프리버스-스카라무치에도 장난
백악관 "사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세의 초청을 받고 보서트가 들떴을지는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이메일은 가짜였다.
!['이메일 장난꾸러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명의로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에게 보낸 메일. [CNN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8/02/b07c8118-f294-4ca2-9a49-f550f7450da6.jpg)
'이메일 장난꾸러기'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명의로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에게 보낸 메일. [CNN 캡처]
![앙숙 관계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과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AF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708/02/4cdc395e-2ffa-46d6-b36a-fc5e2cede506.jpg)
앙숙 관계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과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AFP=연합뉴스]
지난 29일 전송한 메일에서 가짜 프리버스는 “당신은 숨막힐 정도의 위선자다” “당신이 조금이라도 품위있게 행동한 순간은 없었다”며 스카라무치를 맹비난했다.
스카라무치는 가짜 메일에 분노의 답장을 보냈다. “당신은 당신이 한 일을 알고 있고,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심지어 오늘도 말이다. 우리가 (당신을 공격할)준비돼 있다는 것을 확신해도 된다. 당신은 사과를 하게 될 것이다”
재미가 붙은 ‘장난꾸러기’는 “나는 당신이 내 윤리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빈대(Mooch)’라 불리는 자는 백악관에서 자신의 첫 번째 주조차 관리를 못하고 있다. 나는 사과할 게 없다” 고 다시 메일을 보냈다.
이에 스카라무치는 “셰익스피어를 읽어봐라. 특히 오셀로를. 당신이 바로 거기에 나온다. 우리 가족은 잘 지낼 거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안다. 더 이상 답장을 보내지 않겠다”고 또 답했다.
단순한 장난으로 여겨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CNN은 심각한 안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CNN은 사이버 전문가를 인용, “최고 권력기관을 포함한 미국 사회 전반이 얼마나 스피어 피싱(특정 개인이나 회사를 상대로 한 피싱(phishing) 공격)에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런 사이버 공격은) 관료들을 속이고 정부의 컴퓨터 시스템을 각종 위협에 노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백악관도 우려를 표하며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CNN에“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모든 해프닝의 주인공인 ‘장난꾸러기’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장난 메일들을 공개하고 있다. 이 계정에 따르면 그는 과거에도 골드만 삭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 시티그룹 CEO인 마이클 코버트 등에게 가짜 메일을 보냈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