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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장 승진 못한 검찰 간부 '줄사표' ...이틀 새 10여 명 사의

중앙일보 2017.08.01 20:27
검사장 승진에서 누락된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는 등 인사 단행에 따른 ‘사표 러시’로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이헌상 수원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헌상 수원지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검사장 좌절 22∼23기 10여 명 사의
김영종 지청장 “봄날 못 만들어 죄송”

1일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는 사법연수원 22기인 권오성(55) 고양지청장을 비롯해 연수원 23기인 김주원(56) 대구지검 차장검사, 김회종(52) 진주지청장, 이중희(50) 의정부지검 차장검사, 이헌상(50) 수원지검 1차장검사 등이 사직의 글을 올렸다.
 
이중희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중희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들은 모두 검사장 승진 후보군(연수원 22~23기)으로 동기 중 일부가 이번 인사(8월 1일자)를 통해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달 27일 22기 3명과 23기 9명에 대한 검사장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달 31일에도 김창희(54ㆍ22기) 서울고검 송무부장, 김진숙(53ㆍ22기) 서울고검 검사, 이기석(52ㆍ22기) 성남지청장과 김영종(51ㆍ23기) 안양지청장, 이완규(56ㆍ23기) 부천지청장이 사의 표명의 글을 올렸다.
 
이명순 서울고검 형사부장(22기ㆍ52), 안병익(51ㆍ22기) 서울고검 감찰부장 등도 주변에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난 유상범 전 창원지검장도 사표를 냈다.
 지난 이틀(7월 31일~8월 1일) 동안 10명이 넘는 검찰 간부가 사표를 내거나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일부 검찰 간부는 사의를 표하면서 눈에 띄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2003년 3월에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장면. [연합뉴스]

2003년 3월에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 장면. [연합뉴스]

김영종 지청장은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의 진정한 봄날을 만드는 데 제대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고 적었다.
 
김 지청장은 지난 2003년 ‘검사와의 대화’ 당시 “대통령께서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왜 전화하셨느냐”고 물었고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반응했다.
 
이완규 부천지청장. [연합뉴스]

이완규 부천지청장. [연합뉴스]

이완규 지청장도  ‘사직’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지청장은 공정한 검찰 인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검사와의 대화’ 참석자들이 하고 싶었던 말이라며 “그때 그런 장치가 도입됐었다면 검찰이 현재와 같이 비난받는 모습으로 추락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기의 혼란기이고 검찰의 인적 쇄신이 필요한 시기라는 이유로 청와대 주도로 전례 없는 인사도 몇 차례 행해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통상의 경우에 비춰 볼 때 올해로 검사장 승진이 어려운 사법연수원 22기들은 사표를 내도 이상하지는 않다”며 “하지만 한 기수 후배인 23기들은 내년을 노려볼 만도 한데 줄사표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3기의 경우에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포함하면 모두 10명의 검사장이 나온 셈이다. 이번에 승진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으면 다음 차례는 후배 기수인 24기부터 시작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줄사표 현상으로 다음주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검찰 중간 간부 인사의 폭이 커지게 됐다.
 
현일훈ㆍ박사라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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