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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만에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변심일까 갈아타기일까

중앙일보 2017.08.01 16:24
올해 주가 상승 일등공신 외국인 투자자가 달라졌다.
 

최근 7거래일 연속 순매도 나선 외국인
지수 상승 이끌다 8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
지난달 순매도 1·2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IT업종 피해 순환매…"아직 고점은 아냐"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 52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외국인 투자자는 월 기준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7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 해왔다. 특히 지난 3월엔 3조5100억원을 쓸어담으며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돌파의 주역이 됐다.
 
하지만 8개월 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거침없이 오르던 주가에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기 시작됐다. 외국인 '셀 코리아'는 최근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으로 높다. 외국인 순매수도 여부와 국내 주가 상관관계는 0.7(최대치는 1)로 높아졌다. 외국인 변심 조짐이 감지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커졌고 시장 참가자도 눈치보기에 나섰다.
 
줄곧 국내 주식을 쓸어담았던 외국인이 돌아선 배경으로는 환율이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속도를 예상보다 늦추면서 달러화 약세는 더욱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달러당 원화 가치는 1207.7원까지 떨어졌지만(환율은 상승) 올해 7월 말엔 1119원까지 올랐다. 8개월 사이 달러당 원화 가치는 7.3% 올랐다.
 
달러화 가치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선 원화 강세의 긍정적인 효과가 마지노선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퍼졌다. 보통 달러화 약세, 원화 강세 환경에선 주식에서 환차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가 몰리지만 원화 강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의구심이 생겼다는 뜻이다.
오늘의 코스피는..?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59p(0.23%) 내린 2,397.12에 개장했다. 2017.8.1  ham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코스피는..?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일 오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실시간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5.59p(0.23%) 내린 2,397.12에 개장했다. 2017.8.1 hama@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통화 강세때 환차익을 기대하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지만 수출 의존도가 높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시장 특성상 달러당 원화 가치 1100원 미만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로 전환하곤 했다"며 "지나친 원화 강세는 수출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정보기술(IT) 업종에 대한 과열 논란도 한몫 했다. 실제 외국인은 지난 한달 IT 대형주를 대량 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도 금액은 1조3500억원이었다. 2위 역시 SK하이닉스로 5100억원이었다. 그밖에 LG디스플레이(1900억원)·LG전자(1500억원)·네이버(1100억원) 등 IT 대형주가 상위 10위에 포함됐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00년 초 '닷컴 버블' 때를 제외하고 이렇게 오랜 기간 IT주가 많이 오른 것은 처음 "이라며 "가격 측면에서도 저평가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악재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실적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주가가 고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짧은 기간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나 아직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순환매가 그 증거다. 주가 오름세가 특정 업종에서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는 현상이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IT 종목을 팔아치운 반면 금융주와 경기민감주를 사들였다. 순매수 1위 종목은 KB금융으로 4100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생명(1900억원), 한화생명(1700억원)도 10위 안에 들었다. 금융주 외에도 포스코(3000억원), 한국전력(2500억원), LG화학(1900억원) 등 경기 회복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산업재 관련 종목을 순매수 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강한 순매도세를 보였던 지난 6거래일간 금융, 유틸리티 업종에선 오히려 순매수세가 나타났고 IT 업종을 제외하면 오히려 외국인 순매수세가 전달보다 확대됐다"며 "최근 8개월간 랠리에서 약점은 IT 업종의 독주였지만 외국인 투자자 순환매로 업종간 고른 상승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 물량을 기관이 받고 있는 점도 수급 면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순매도한 외국인과 달리 기관 투자자는 1조7800억원을 순매수 했다. 아직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최근 증시 강세에도 기업 실적과 가격 매력, 여전히 낮은 투자자 보유 비중 등을 감안해 신흥국 주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나 시스템 차원이기보다 각국 개별 특성에 따라 야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가와 종목 선정 역량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0.25포인트(0.84%) 오른 2422.96에서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00억원, 1800억원 팔았지만 기관이 1800억원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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