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 지자체, 인구 감소 막으려 '의료무상화' 남발했더니…

중앙일보 2017.08.01 14:39
일본 오사카시의 한 대학병원 소아과병동 내 아동보육실.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지지통신]

일본 오사카시의 한 대학병원 소아과병동 내 아동보육실.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 지지통신]

일본 기초자치단체들이 의료 무상화 확대에 따른 재정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1일 보도했다. 일본의 기초자치단체들(시·구·정·촌)이 의료 무상화 경쟁을 벌이는 건 저출산과 초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를 막고 외부로부터 인구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특히 자녀 양육 세대를 겨냥해 아동 의료비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자체가 대폭 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미취학 아동에게만 주어지던 혜택의 대상이 점차 확대되면서 복지 부담과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90%서 아동 의료비 보조
입원·통원비 모두 내주는 곳이 80%
일부 지역선 대학생으로 혜택 확대
노인 복지비 더해 지자체 재정 갉아먹어
실제 인구 효과는 별로…"과도한 포퓰리즘"
도덕적 해이 불러 세금·건강보험료도 위협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아동 의료비 보조금은 이미 일본 기초자치단체들 사이에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전체 1741개 시·구·정·촌 가운데 90% 정도인 1570여 곳이 이미 시행 중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5배 늘었다. 소학생(초등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에게까지 입원비를 지원하는 곳도 적지 않다. 1169개 지자체는 중학생까지 입원비를 대주고, 고교생을 포함하는 지자체도 1년 새 4배 늘어 399곳이나 된다. 일부 지역에선 대학생으로 혜택 범위를 늘리기 시작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입원비에 더해 통원비까지 대주는 곳이 지난해 4월 기준 전체 지자체의 80%에 달했다. 이 가운데 378곳은 보조금 대상에 고교생을 포함하고 있다.   
 
당초 일본 의료보험제도에서 자기 부담액은 6세 이하의 경우 20%, 초·중·고등학생은 30%다. 미취학 아동에 비해 학생들에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줘야 하는 형편이다. 특히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부모의 소득 제한을 두지 않는 지자체가 1432곳이나 된다. 후생노동성은 "모든 지자체가 고교생까지 의료무상화를 시행할 경우 모두 시행하지 않을 경우에 비해 8400억 엔(약 8조5254억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닛케이는 "비용 감각이 무뎌지면 여러 병원에서 같은 진찰을 받는 등 안이한 수진 환경을 조성해 의료비 부담이 더욱 늘 수 있다"고 전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초고령화에 따른 지자체들의 노인형 복지 부담액도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보조금에 지자체 곳간이 휘청댄다", "실제 인구 유입 효과에 비해 너무 과도한 포퓰리즘 정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