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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발사로 엇갈린 청와대 휴가 풍경...비서실은 일단 떠났지만 안보실은 휴가 취소

중앙일보 2017.08.01 11:34
지난달 28일 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은 뒤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참모진들의 휴가 풍경이 엇갈렸다.
지난달 29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지난달 29일 오전 1시 청와대에서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안보 당국자들과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 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29일 새벽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뒤 다음날인 30일 예정대로 여름 휴가를 떠났다.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 등에 대비해야 하는 안보실 산하 비서관들은 휴가를 속속 취소하고 있다. NSC 사무처장을 겸하는 이상철 안보실 1차장 산하는 비상이 걸렸다. 문 대통령과 같은 기간 휴가를 떠나기로 했던 권희석 안보전략비서관 등은 출근 중이다. 
 
상황은 외교 현안 등을 담당하는 2차장실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5일 업무에 복귀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정세 등에 관한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다. 남관표 안보실 2차장은 “대통령이 다들 휴가는 꼭 다녀오라고 지시했으니 휴가를 가야 될 것 같다”면서도 “대통령이 돌아오고 정의용 실장도 휴가를 다녀온 후에야 (내) 휴가 계획이 설 것 같다”고 말했다. 2차장 임명 직전까지 주스웨덴 대사로 있었던 남 차장은 청와대에서 5분 거리에 임시 거처를 구해 지내는 중이다.
 
정의용 안보실장도 현재로선 문 대통령의 복귀 후 쉰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청와대 안보실 관계자는 하지만 “안보 사안이 엄중해지면 휴가 계획이 섰더라도 그때 어떻게 하실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연차 휴가 사용’ 독려 발언이 있었지만 안보실 산하 참모진들은 좀처럼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분위기다.
 
반대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과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적은 비서실 참모진들은 계획대로 휴가를 가고 있다. 다만 유사시 비상 소집에 응하기 위해 서울과 가까운 곳으로 떠나는 편이다. 문 대통령이 제안한 ‘농촌에서 여름 휴가 보내기’ 캠페인 등에 부응하는 참모진들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휴가를 맞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둘러고 모노레일을 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휴가를 맞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을 둘러고 모노레일을 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수석들 가운데 선임 격인 전병헌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과 같은 기간에 휴가를 떠났다. 전 수석은 “대통령이 부재 중 임종석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켜야 하니 내가 먼저 대통령 휴가 기간 중에 가는 걸로 정리를 했다”며 “추경안과 인사청문회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용량 초과로 과열됐던 심신을 좀 정상화시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전 수석은 서울 근교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청와대 예산 등을 총괄하는 이정도 총무비서관도 예정대로 문 대통령과 같은 기간에 휴가를 떠났다. 이 비서관은 “스케쥴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이 비서관은 “최근에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거의 휴가를 절반도 못쓰기도 하고 안쓰기도 한다”며 “쉬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분위기 때문에 못하는 문화는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비서관은 고향(경남 합천)에 내려가 과수원 일을 하는 친척 일 등을 도울 계획이라고 한다. 
 
이밖에 비서실 산하에선 조현옥 인사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휴가를 떠나 있는 상태다. 임종석 비서실장도 문 대통령이 업무에 복귀하는 이후에 휴가를 떠날 예정이다. 그러나 정의용 안보실장과 휴가가 안 겹치게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임 실장은 서을 근교에 농원을 빌려 가족 등과 같이 지낼 계획이라고 한다. 조국 민정수석은 “자택에서 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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