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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임시배치 결정으로 고민에 빠진 민주당 사드특위

중앙일보 2017.08.01 11:17
더불어민주당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대책특별위원회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28일 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잔여 발사대(4기)의 신속한 ‘임시 배치’를 지시하면서다.
 

북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 사드특위 메시지 '미묘한 변화'
"향후 특위서 북 ICBM급 미사일 발사 관련해 폭넓은 논의할 것"
1차 시험발사 직후엔 "사드는 ICBM 대책 아니다" 실효성 의문
환경영향평가는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 맞는 일" 입장 고수

‘박근혜 정부의 사드 알박기’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꾸려진 민주당 사드특위는 그 동안 군사적 실효성 등을 이유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사드특위는 지난달 4일 북한이 화성-14형을 1차 시험발사했을 때만 해도 사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달 6일 열린 사드특위 회의에서 “사드가 북한 ICBM의 대책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심재권 위원장(오른쪽)과 김영호 간사가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사드대책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심재권 위원장(오른쪽)과 김영호 간사가 회의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이후에는 결이 달라졌다. 민주당 사드특위 간사인 김영호 의원은 지난달 31일 “지금까지는 (특위에서) 전 정부의 사드 전개 과정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주로 다뤘지만, 향후에는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가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폭넓은 논의도 같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특위 회의를 하지 않아서 개인적 의견을 말하긴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사드 임시배치가 결정된 후 다소 신중해진 모양새다.
 
사드특위 내부에서는 “사드 문제에 국한해서 논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토로도 나온다. 특위에 소속된 한 의원은 “현 국면에서 사드 문제가 여러 전선에 걸쳐 있기 때문에 (특위로선) 잘 하지 않으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며 “향후 특위 논의 방향에 대해 얘기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연이은 ICBM급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 상황에서 더욱 치밀한 내부 의견 조율이 필요해졌다는 얘기다.
 
특위 소속 또 다른 의원은 “기존에 진행했던 방향에 매몰돼 사고하는 대신 거시적인 관점에서 대북 대응책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중대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들 간 이견으로 불협화음을 낼 상황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드 배치를 두고)서로 다양한 목소리가 있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도 했다.
지난 28일 경북 성주군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미군 장비가 배치돼 있다. 정부는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15시간 만에 임시 배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경북 성주군의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미군 장비가 배치돼 있다. 정부는 전체 부지를 대상으로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했다가 15시간 만에 임시 배치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사드특위는 다만, 사드 배치 부지에 대한 정부의 일반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는 “절차적 정당성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나오는 “임시 배치하고 일반환경영향평가를 하는 것이야말로 절차 위배”란 주장엔 입을 다물었다. 국방부는 지난달 28일 오전 “경북 성주군의 사드 부지에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 완전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현재 성주군에는 사드 1개 포대(레이더 1기, 발사대 6기) 중 레이더 1기와 발사대 2기가 배치돼 있다. 일반환경영향평가에는 통상 10~15개월이 걸리는 만큼 국방부 발표 당시까지만 해도 “연내 사드 완전 배치는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이번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직후 열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사드의 잔여 발사대 임시배치 지시가 내려지면서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실상 요식행위가 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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