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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영재의 은퇴와 Jobs(2) 반퇴세대 구직자 울리는 10가지 편견

중앙일보 2017.08.01 04:00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 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그런 험한 꼴을 당하면서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로,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알리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그것도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건 행운이다.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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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회피적이고, 열정 부족하고…
드라마 대신 '개콘' 시청 도움될 수도

김성호씨는 5년 전 50세에 중견기업 총무부장으로 퇴직했다. 회사는 안정적이었지만 오너의 젊은 아들이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입지가 좁아졌고, 결국 사직서를 썼다. 평소에도 근무하던 직장이 평생직장은 아니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닥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큰딸이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고 작은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기 때문에 한창 돈이 들 때였다. 다행스럽게도 수도권에 있는 작은 아파트 대출금은 거의 상환이 끝났기 때문에 특별한 부채는 없고, 오피스텔 한 채에서 작지만 월세 수입이 들어오고 있었다.
 
창업은 엄두가 나지 않고 본인의 성격에도 맞지 않아 재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총무·인사·관리 업무만 하던 김 부장이 갈만한 곳이 없었다. 자괴감이 밀려들었다. 서울에 있는 유수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는데, 그리고 이제 갓 50살인데….
 
 
다단계 사업에도 손 대  
 
 
다단계 판매 교육 [중앙포토]

다단계 판매 교육 [중앙포토]

 
이것저것 알아보다 주변 지인의 소개로 네트워크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사·총무 업무를 하던 본인에게 맞는 거 같고, 수입도 괜찮은 거 같고, 또 하는 일이 깔끔해 보였다. 내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 일이다 생각하고 의욕적으로 덤볐다. 처음에는 실적도 좋았으며,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겼다. “얼마만 더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텐데.” 
 
자연히 무리해서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고, 본인 구매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시간이 흐르면서 무리한 매출은 김부장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업체는 허가된 곳이 아닌 불법 다단계 업체였다. 
 
1년 만에 회사를 정리했다. 짧은 시간에 퇴직금과 오피스텔 한 채를 날렸다. 당연히 부부관계는 소원해졌다. 그 후에도 손실금을 만회하기 위해 대출영업, 카드영업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으나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살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작은 빌라에 전세로 살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큰 딸이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아들이 군에 입대해 자녀 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났다는 점이다.
 
지금 김부장은 조그만 빌딩 관리를 하면서 최저 임금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제 50대 중반으로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우리가 수행하는 일 가운데 생계를 위한 벌이와 관련한 활동을 직업(vocation)이라고 한다. 직업은 경제적 소득을 얻거나 사회적 가치를 이루기 위해 참여하는 지속적인 활동을 이야기한다. 직업은 넓은 의미로 커리어(career, 보수나 시간에 관계 없이 한 인간이 평생 동안 하는 일의 총체), 좁은 의미로는 오큐페이션(occupation, 반드시 보수가 지불됨), 잡(job, 직업의 최소단위)으로 나눈다.
 
직업은 우리의 삶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리듬을 제공하며, 생계를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직업을 통해 사회의 여러 가지 업무와 역할을 분담하며 이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기여도 한다. 또한 직업은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해 주기도 하며 동시에 자아를 실현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직업이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 단절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 단절의 시기가 늦으면 좋겠는데,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다. 한때 사십오세가 정년이라는 사오정, 오십육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이라는 의미의 오륙도라는 용어가 회자될 정도로 대한민국 직장인의 고용환경은 열악하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평균퇴직 연령은 2015년 기준으로 52.6세로 나타났다. 민간기업인 잡코리아에서 2016년 6월 남녀 직장인 1406명을 대상으로 ‘체감 퇴직연령’을 조사했더니 50.9세라는 대답이 나왔다. 이를 기업 형태별로 분석해 보니 공기업이 54.8세로 가장 높았고 중소기업이 50.8세, 대기업이 48.8세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인들 중 66%는 현재 고용상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그렇지 않다’라는 대답은 7.8%에 불과했다.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채용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송봉근기자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채용정보 게시판을 보고 있다. 송봉근기자 

 
반면 2016년 7월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고령층 인구는 72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응답을 했다. 현실적인 퇴직 연령과 계속 근로를 원하는 연령 사이에 19년이라는 공백 기간이 존재한다. 또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하는 기간은 점점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이유로 중장년 반퇴 세대가 50대 이후에도 일을 하는 커리어 개발과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중장년 반퇴 세대는 나이 드는 것을 인식하고 자신이 인생에서 성취한 것과 젊은 시절 꿈꿔왔던 야망을 일치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자신이 성취한 것과 세웠던 목표를 재평가해야 한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인식하고 반퇴 시기 이후의 목표를 재설정해야 한다.
 
 
편견을 바로잡거나 내가 바뀌거나 
 
또한 중장년 반퇴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도 극복해야 한다. 다음은 중소기업 CEO들이 중장년 반퇴 세대에 대해 가지고 있는 편견들이다. 
 
⓵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을 것이다 
⓶위험을 회피하려 한다 
⓷안정지향적일 것이다 
⓸빠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다 
⓹업무 추진방식이 소극적일 것이다 
⓺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할 것이다 
⓻기력이 없고 열정이 부족할 것이다
⓼중소기업의 업무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다 
⓽문서작성 및 실무 능력이 떨어질 것이다 
⓾젊은 직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는 방법은 편견을 바로잡거나 내가 바뀌는 것이다. ⓵~⓺까지는 CEO가 중장년 반퇴 세대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편견이다. 이는 내 경험과 경륜의 산물이다. 
 
혹시 면접에서 이런 질문이 나오면 “그 동안 제 경험을 보았을 때 그런 것에 대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고 대답해야 하며, ⓻은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꾸준히 운동해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야 한다. ⓼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특히 오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⓽번 역시 내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⓾은 가능하면 드라마 말고 개그콘서트를 시청하는 것으로 풀면 된다. 젊은 친구들과 공통된 관심사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중장년층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중장년 반퇴 세대가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월 지출에 대해 파악하고,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어떠한 사회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퇴직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내가 진정으로 중요시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도 파악해 이를 반영할 수 있는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
 
퇴직 후 계획은 경력 초기에서와 같이 많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계획을 앞으로 70~80세까지 지속할 수 있는 일의 방향타로 만들어야 한다.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tzang1@naver.com
 
 

[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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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재 박영재 한국은퇴생활연구소 대표 필진

[박영재의 은퇴와 Jobs] 잘나가는 광고인이었다가 IMF때 35세에 강제로 잘려 일찌감치 백수생활을 경험했다. 이른 나이에 험한 꼴을 당한 뒤 월급쟁이에 염증을 느끼고 PC방 창업, 보험설계사 등 자영업 세계를 전전했다. 지금은 저술과 강의를 통해 은퇴의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한다. 좋아하는, 평생 할 수 있는 일, 평생 현역으로 사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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