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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결혼”이라며 흐느낀 다이애나

중앙일보 2017.08.01 01:00 종합 22면 지면보기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빈이 결혼 실패 등에 대해 육성으로 말하는 비밀 테이프가 영국에서 처음으로 TV를 통해 방영된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채널4가 ‘다이애나: 그녀의 육성(Diana: In Her Own Words)’이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6일 방영한다고 보도했다. 이달 31일 다이애나가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지 20주기가 되는 것을 맞아서다.
 

영국서 6일 육성 테이프 첫 방영
여왕 찾아가 “어떻게 해야 할지 … ”
경호원과 몰래한 사랑까지 고백
“두 왕자에 상처” 공개 반대 주장도

예고편에 따르면 다이애나는 찰스 왕세자와의 결혼 5년 만에 사랑이 없는 결혼임을 확인하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찾아가 흐느끼며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여왕은 “나도 네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다이애나는 전했다. 다이애나는 "그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다이애나는 경호원과의 몰래한 사랑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24살 때 누군가와 깊게 사랑에 빠졌다. 이게 알려지면서 그는 궁에서 쫓겨났는데 그 후 살해됐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충격이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다이애나는 자신의 궁 경호원이었던 배리 매너키를 지칭한 것으로, 그는 궁에서 나간 뒤 오토바이 사고로 숨졌다.
 
다이애나가 매너키가 살해됐다고 믿었다는 사실도 비디오에서 드러난다. 다이애나는 “왕실에서 내가 (매너키에게) 빠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증거는 없었다. 나는 불장난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는 궁을 떠난 지 3주 뒤 살해됐다. 그는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고 말했다.
 
비디오테이프는 1992~93년 다이애나의 거처였던 켄싱턴 궁에서 그의 연설코치 피터 스텔른에 의해 촬영됐다고 가디언은 소개했다. 이 테이프의 공개 여부는 영국 사회의 논쟁거리였다.
 
생전 사랑하는 두 아들 윌리엄 왕세손(위), 해리 왕자와 함께한 다이애나. [중앙포토]

생전 사랑하는 두 아들 윌리엄 왕세손(위), 해리 왕자와 함께한 다이애나. [중앙포토]

다이애나비의 동생 스펜서 경은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방송계획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친구였던 몬크톤은 가디언에 다이애나가 문제의 인터뷰 동영상을 찍을 당시 자신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서 “일종의 심리치료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비공개로 놔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방송사 측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며 방송 강행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를 비롯한 왕실의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비디오테이프는 경찰이 2001년 전직 궁중 집사인 폴 버렐의 집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돼 존재가 알려졌다. 2004년 소송 끝에 스텔른에게 반환됐다.
 
테이프의 일부 내용은 2004년 미국 NBC TV가 방영한 바 있고, BBC가 다이애나 사망 1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일부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영국 내에선 방영되지 않았다.
 
다이애나는 새로 방영될 다큐에서 찰스를 결혼 전 13번밖에 만나지 못한 사실 등 결혼에 이른 과정도 소개했다.
 
처음 찰스를 만났을 때 깊은 감명을 받지 못했는데, 이후 접촉을 하면서 찰스가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다이애나는 “찰스 곁에 누군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내가 제안한 날, 찰스는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고 마치 강아지처럼 저녁 내내 나를 따라다녔다”고 말했다. 19살의 나이로 다이애나는 구애를 받아 들였다. 다이애나는 "난 학문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고 싶었다”고 했다. 2004년 NBC가 방영한 테이프에선 다이애나는 찰스와 카밀라 파커 보울스 현 왕세자빈의 관계에 대해 분노를 표했다. 다이애나는 “결혼식날이야말로 생애 최악의 날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살 기도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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