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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사드 배치 옮길 수도”→“골프장 안에서” 오락가락

중앙일보 2017.08.01 01:00 종합 4면 지면보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와 관련해 긴급 현안보고를 하고 사드 체계 전면 배치에 대해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렸고, 그 조치를 하기 위해 임시 배치하는 것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화성-14형’ 미사일 2차 시험발사와 관련해 긴급 현안보고를 하고 사드 체계 전면 배치에 대해 “이미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렸고, 그 조치를 하기 위해 임시 배치하는 것으로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임시 배치 방침에 대해 자신이 했던 발언을 한 시간여 만 에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국방위서 혼쭐난 국방장관의 입
“국민 불안 땐 환경평가 뒤 재검토”
배치 장소 번복 가능성 논란 일자
1시간 뒤 “오해였다” 말 뒤집어
“소규모 환경평가선 전자파 0” 확인

송 장관은 이날 “정부가 앞으로 국민여론에 따라 사드 배치를 번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의해 배치 지역을 옮길 수 있다”는 말도 했다. 그러다 논란이 커지자 오해라고 해명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임시 배치는 지난번 발사대 2기를 배치할 때처럼 비정상적으로 한다는 것인가.”
 
▶송 장관=“북한이 레드라인을 너무 빨리 넘었기 때문에 임시로 배치한다는 뜻이다.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다시 검토해 볼 수 있다. 국민이 불안하다고 하면 재고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의원=“(임시 배치는) 가변성이 있는 것이라고 확인해도 되나.”
 
▶송 장관=“그렇다.”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이 “배치 지역을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인가”라고 묻자 송 장관은 “배치 철회를 전제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그런 의미도 포함된다”고 했다.
 
송 장관의 이날 답변은 일반환경영향평가 후 사드 배치를 철회할 수도, 또 기존 성주기지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미 정부가 지난달 28일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해 사드의 연내 배치가 무산된 듯했다가 15시간30분 만에 임시 배치하겠다고 공언한 걸 두고 ‘한 치 앞도 못 내다본다’는 비판이 제기됐었다.
 
파장이 커지자 여당 국방위 간사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급하게 나섰다. 일문일답을 통해 송 장관의 해명을 유도했다. 송 장관은 “상황이 급해 우선 긴급 배치하고 환경영향평가를 하겠다는 뜻이지, (환경영향평가를) 해보고 안 되면 취소할 수 있는 조건부 배치는 아니다”라면서 “평가 결과에 따라 사드 배치 지역을 바꾼다는 게 아니라 성주골즈장 안에서 배치 장소를 재조정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의 발언 태도에 대해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답변을 하는데 의문 사항이나 오해 여지가 있는 경우 그냥 말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철희 의원조차 “이렇게 해석되고 저렇게 해석되는 말을 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사드 전자파 ‘0’=송 장관은 이날 사드 레이더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한 결과 전자파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환경부가 지난달 24일 사드 부지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마쳤는데, 그 결과 전자파가 하나도 검측이 안 됐다. 괴담을 낳은 전자파의 측정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한 데 대한 답변이었다.
 
송 장관은 “환경부와 협의 중이라 알리지 않은 것이지 감춘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곤 “우리 해군 이지스 구축함의 레이더 출력은 사드보다 62배가 강하다. 그런데도 150m 함상에서 250명의 장병이 근무한다”며 “사드 전자파 레이더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내가 사드 배치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결정했다”면서도 “(전자파 미검출 건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사드 배치에 도움이 될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도, 이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송 장관은 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10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 이전에 미리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고했다.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을 개정하는 것과 관련해 “이미 매티스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구체적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핵잠수함 도입에 대해선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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