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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환의 제대로 읽는 재팬] “일본 헌법에 자위대 없다고 활동 못하는 것 아니다”

중앙일보 2017.08.01 01:00 종합 20면 지면보기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출마 후보 전원 당선을 이끈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 [오영환 특파원]

지난 2일 도쿄도 의회 선거에서 출마 후보 전원 당선을 이끈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 [오영환 특파원]

지난 2일 일본 도쿄도 의회(127석) 선거의 또 다른 승자는 공명당이다. 23명이 출마해 전원 당선됐다. 100% 당선은 1993년 이래 7회 연속이다. 23석은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의 신당 도민퍼스트회(추가 공천 포함 55석)에 이어 자민당과 공동 2위다. 고이케 신당 압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방적 국정 운영과 오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도 의회 권력의 극적인 교체는 공명당의 선택을 빼놓을 수 없다. 공명당이 지난 40년간 도 의회에서 손을 맞잡았던 자민당과 결별하고 고이케 신당과 선거 협력을 하면서 두 당의 명암이 엇갈렸다. 공명당의 영향력, 캐스팅 보트 역할을 실감케 해준다.
 

야마구치 공명당 대표 인터뷰
도 의회 선거 고이케와 손잡았지만
국정은 자민당과 협력 계속할 것
아베 개헌 제안, 당 총재 입장일 뿐
한·일 정상 활발한 상호 방문 중요

공명당은 국정(國政)에선 집권 자민당과의 연정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공명당=집권당’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공명당은 왜 도정(都政)에서 자민당과의 철(鐵)의 결속을 깨고 고이케 신당 쪽으로 돌아섰을까. ‘평화의 당’으로서 아베의 개헌 구상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을까.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65) 공명당 대표를 지난달 27일 만나 얘기를 들어보았다.
 

도쿄도 의회 선거를 어떻게 총괄하고 있는가.
“고이케 지사의 선거 슬로건은 도쿄 개혁이었다. 도정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의 성공이다. 역산하면 도정과 국정이 확실히 협력해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도정에서도 지사와 의회가 협력해야 한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일관된 책임감이다. 고이케 지사는 공명당과 협력하면 도쿄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 지사 측에서 공명당에 협력 신청이 있었다.”
 
고이케 지사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얘기인가.
“지사는 도 의회에 자신의 기반이 없었다. 실적과 경험과 결속력이 있는 공명당의 존재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명당에 정책 합의와 선거 협력을 요청했다고 생각한다.”
 
출마자 전원 당선은 지방·중앙 선거에 관계없이 어느 나라에서나 쉬운 일이 아니다.
“공명당의 창당 정신은 ‘대중과 더불어’다. 모든 유권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접촉하고 그들의 필요 사항(needs)을 확실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선 열린 인성, 정책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 대화를 해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자세를 충족하는 사람이 바람직하다. 이에 적합한 사람을 선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정에서 아베 내각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는가.
“지금 일본 정치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명당과 자민당이 강고한 연립을 맺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노력이 필요하지만, 이것(자민·공명당 연립)을 대체할 수 있는 세력이 있느냐고 하면 제1야당에는 그런 힘이 없다. 고이케 지사가 국정으로 진출하려는 데 대한 큰 기대와 기반이 금세 생길 것이냐에 국민과 유권자는 회의적이다.”
 
공명당의 캐스팅 보트 역할은 조직표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 같다.
“공명당은 국정에서 결코 큰 규모의 정당이 아니다. 하지만 지방의회를 포함하면 선거 때 공천한 의원의 당선자수는 가장 많다.”(※현재 공명당 소속 중·참의원은 60명, 지방의원은 2931명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안정적인 지지층이다. 원래 소카가카이(創價學會·종교단체) 회장이 공명당을 창립했지만 지금은 분리됐다. 공명당은 우리의 이념, 정치 자세, 정책 실현력를 기대하는 소카가카이 회원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 공명당은 여당이 되고 나서 핵심층 지지만이 아니라 폭넓은 이해를 얻고 있다.”
 
아베 총리가 헌법 9조를 개정해 자위대를 명기하는 내용의 구상을 밝혔는데.
"(아베 총리 구상에 대한) 공명당의 기본적인 생각은 자민당 지도자인 아베 총재로서 자민당 안에서 (개헌) 논의를 제안, 지시한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총리는 헌법에서 헌법을 존중하고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헌법을 바꾸자고 하면 안 된다. (개헌은) 국회가 제멋대로 중·참의원에서 (개헌의 국민투표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를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다. 국민투표 발의 후에는 과반수의 찬성을 얻지 않으면 안 된다. 51%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도전해보자고 하는 방식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헌법 9조 개정에 대한 대표의 입장은.
"헌법 개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당내에는 여러 의견이 있다. 당내에서 정리된 부분은 9조 1항(전쟁과 무력행사의 영구 포기)과 2항(육·해·공 전력 보유 금지와 교전권 포기)은 바꾸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다. 자위대 존재에 대해서는 70~80%의 국민이 긍정하고 있다. 헌법에 (자위대를) 기술하지 않으면 자위대가 활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공명당은 한·중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를 펴왔다.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구상인가.
"이번 겨울에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2년후에는 도쿄올림픽이 열린다. 이 두 스포츠 행사를 국민의 폭넓은 교류를 진척시키는 기회로 삼고 싶다. 한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탄생해 대화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대화의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미래 지향으로 한·일 관계를 깊게 하자는 방향인 만큼 이를 소중히 하고 싶다. 정상간 셔틀 외교는 노무현 정부 때 출발했지만 최근 끊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꼭 일본을 방문하고 아베 총리도 한국을 방문해 정상 간 상호 왕래를 활발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마구치 대표는
도쿄대 법학부·변호사 출신의 당 이론가다. 당직으로는 도쿄도 본부 대표와 정무조사회장을 거쳐 2009년 자민·공명당이 야당으로 전락했을 때 대표에 올랐다. 1990년 중의원 의원에 첫 당선돼 2선을 한 뒤 2001년 참의원으로 바꿔 3선을 기록하고 있다. 93년에는 방위청(현 방위성) 정무차관을 지냈다.
  
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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