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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벼랑끝에 선 포퓰리즘..베네수엘라 시위 격화

중앙일보 2017.07.31 17:26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선거가 실시된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대의 사제 폭발물이 터지면서 기동경찰대를 덮치고 있다.[EPA=연합뉴스]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선거가 실시된 30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위대의 사제 폭발물이 터지면서 기동경찰대를 덮치고 있다.[EPA=연합뉴스]

  식량 부족이 만성화된 베네수엘라에서 국민이 끼니를 거르는 일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생활의 기본이 무너진 국민이 벌이는 시위는 일상적 모습이 되었다. 세계 최대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는 현재 세계 역사상 최초로 산유국으로서 국가 자체가 파산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에 몰려 있다. 최악의 경제난을 겪은 2016년 국민 10명 중 7명의 체중이 평균 9kg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세계는 베네수엘라 국민의 이런 체중감소를 '마두로 다이어트'라 부르며 조롱한다.
경찰기동대와 시위대의 충돌 이후 경찰 오토바이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EPA=연합뉴스]

경찰기동대와 시위대의 충돌 이후 경찰 오토바이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EPA=연합뉴스]

 
 고 차베스 대통령 집권 당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덕분에 오일머니가 쏟아져 들어와 호황을 누렸지만 2014년 중반에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 이후 국가재정이 치명적 내상을 입으면서 국민의 기본적 삶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차베스 사후 정권을 이어받은 마두로 대통령 역시 저유가가 계속되는 한 이렇다 할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이 720%에 달하고 2018년에는 20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격렬한 시위 현장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두사람이 키스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격렬한 시위 현장에서 연인으로 보이는 두사람이 키스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 와중에 마두로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여소야대 의회(167석 중 112석이 야당)를 무력화하고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헌의회 의원 선거를 야당의 강력한 반대 속에 강행했다. 이에 따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투표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투표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위대 7명이 숨지고 7명의 경찰이 상처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경찰의 진압을 피해 도망치는 반정부 시위대. [AFP=연합뉴스] 

 경찰의 진압을 피해 도망치는 반정부 시위대. [AFP=연합뉴스] 

 
 차베스는 죽었지만, 차베스가 불을 붙인 포퓰리즘의 불꽃은 여전히 살아남아 베네수엘라를 괴롭히고 있다. 석유로 연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실험은 2014년 120달러에 이르던 국제유가가 2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자원은 축복이면서 저주다. 좋은 정치는 기본적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갖는다. 실패한 정치는 자원의 축복을 저주로 만든다. 베네수엘라는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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